[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세계 최대 운하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사고로 선박들이 항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인 만큼 물류 운송에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 호는 이날 오전 7시40분께 수에즈 운하 북쪽에서 모래톱에 빠져 멈춰섰다.
해당 선박은 폭 59m, 길이 400m 22만t 규모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중 하나로, 소유주는 일본 쇼에이기센이며 용선사는 대만 에버그린 해운이다. 이 선박은 중국에서 로테르담으로 이동하던 중 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에즈 운하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치지 않고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최단 항로로, 길이가 약 193㎞에 달한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 2016년 확장공사를 통해 운하의 폭을 317m로 확장했으나, 최근 대형화 추세로 덩치가 커진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이 통과하기엔 여전히 좁은 편이어서 대기시간이 긴 편이다.
멈춰선 에버 기븐호 역시 뱃머리 부분이 한 쪽 제방에 박혔고, 선미 부분도 반대편 제방에 거의 걸쳐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은 물론,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선박들도 운하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고로 대기중인 선박이 최소 100척에 달한다고 보도 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대동맥인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일각에선 물류 시장의 혼란을 우려하기도 한다. 수에즈 운하는 지난해 기준 약 1만9000척의 선박이 이 운하를 통과, 전 세계 교역량의 12%를 차지하는 글로벌 물류 동맥이다. 사고수습이 장기화 될 경우 전 세계적인 물류대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이집트 정부는 예인선과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배를 빼내려고 작업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당국은 예인선이 배를 다시 띄우기를 희망한다면서 해당 작업에 최소 이틀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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