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5월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수요 정상화를 기대했던 정유업계가 잇따라 발생한 악재에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러시아의 증산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유럽의 코로나19 3차 유행의 우려에 대한 봉쇄 조치 등이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6.2%(3.80달러) 급락한 57.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5일 이후 최저가다. 러시아의 증산 이슈와 함께 코로나19 위기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공포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급락세와 함께 연초 상승세를 보였던 정제마진도 하향세로 돌아섰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7달러다. 정유사 수익으로 직결되는 지표인 정제마진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올 들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2.8달러(2월 4주)까지 회복된 바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진 이달 들어 2.3달러(3월 1주), 1.7달러(3월 2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1·2분기와 달리 올해는 5월 말부터 ‘드라이빙 시즌’에 따른 수요 정상화를 기대해왔다. ‘드라이빙 시즌’이란 5월부터 9월까지 교외 이동자 증가와 여름 휴가, 추석 시즌이 겹쳐 휘발유와 경유 등 운송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를 일컫는다.
그러나 생각지 못했던 변수에 정제마진이 주춤하자 최근의 실적 개선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원유수요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친환경정책 강화로 원유 수요 피크가 예상보다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IEA의 전망과 OPEC 중심의 원유 예비생산능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유가 가격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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