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유탄 맞은 화력발전사…작년 3600억 적자

한전 산하 5개 발전자회사, 지난해 모두 당기순손실
현 정부 출범 후 적자폭 확대…2017년 6623억 순익→2020년 3610억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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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한국전력의 5개 발전자회사가 지난해 일제히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력수요 감소,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하락에 따른 전력 도매가격 인하도 이들 자회사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는 한국수력원자력 실적은 오히려 호조를 보였다.


18일 한국전력공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발전자회사 5곳은 지난해 총 36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발전사별 당기순손실 규모는 남동발전이 13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부발전 1090억원, 동서발전 654억원,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은 각각 299억원, 176억원을 나타냈다.


실적 악화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석탄발전 감축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연료 원가가 낮은 석탄발전소 가동이 줄어들면서 기존 발전기의 전력 판매와 수익은 줄어드는 반면, 신재생 발전설비 투자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발전자회사들의 실적은 눈에 띄게 하락하는 추세다. 5개 발전자회사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다음해인 2018년에는 182억원 적자 전환했다. 이후 2019년 181억원, 2020년 3610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폭을 키웠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전력수요가 줄어든데다 LNG 가격 하락으로 전력 도매가격이 내리면서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5개 발전자회사는 석탄과 LNG 발전을 모두 갖췄는데, 한전에 판매하는 전력 도매가격이 내려가면 수익성 역시 나빠지는 구조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정책으로 인한 석탄발전기 가동중단도 부담이다. 당장 이번 달에만 전체 석탄발전기 58기 중 최대 28기가 가동중단됐거나 중단될 예정이다.


발전사 관계자는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저비용 석탄화력발전기 가동이 줄어들면서 향후 적자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발전자회사 5곳은 올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석탄 발전기의 연간 발전량에 상한을 두는 석탄 상한제를 시행하고, 현재 60기인 석탄화력발전소도 오는 2034년까지 절반인 30기로 감축한다.


반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158억원, 당기순이익 6179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원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원전 이용률이 상승, 전력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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