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올해 미국 뉴욕증시의 상장 대어로 여겨진 게임 '로블록스'의 제작사가 상장 흥행에 성공하며 첫날 54% 급등했다. 로블록스가 모티브로 삼은 가상세계 콘셉트인 '메타버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따르면 이날 로블록스는 뉴욕거래소가 당초 설정한 기준가 45달러에서 43% 급증한 64달러로 시작해 69.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기준가 대비 마감가는 54% 상승한 것이다. 시가총액은 최소 380억달러(43조원)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38년 역사의 유력 글로벌 게임사 중 한 곳이자 '심즈', '심시티', '배틀필드', '스타워즈' 등의 게임을 제작한 일렉트로닉아츠(EA)의 시총을 단숨에 뛰어넘는 것이다.
로블록스는 플레이어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든 후 가상세계 속에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교류하는 게임이다. 이곳에서 플레이어들은 친구들과 테마파크 방문, 콘서트 관람, 타 플레이어가 제작한 게임 플레이 등 다양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로블록스의 데이빗 바스추키 최고경영자(CEO)는 이 게임에 대해 "어떻게 전 세계 사람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 바로 로블록스"라고 설명했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수혜를 본 대표적 게임중 하나다. 지난 12월 31일 기준으로 집계한 지난 한 해 동안의 일일 평균 접속자 수는 전년 대비 85% 급증한 3520만명을 기록했다. 또 로블록스사에 따르면 미국의 9세 이상 12세 이하 아동 중 75%가 최소 한 번은 로블록스를 플레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초등학생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등교하지 못하게 되자 다른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로 로블록스를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로블록스의 흥행으로 이 게임이 모티브로 삼은 메타버스라는 개념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meta)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서 3차원 가상세계라는 의미다. 게임형 가상세계로서 이 세계에 접속한 게이머들이 다른 게이머들과 교류할 수 있다. 현실공간에 가상의 물체를 입히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적 성공을 거둔 게임 '포켓몬고'도 메타버스 콘셉트를 활용한 대표적 게임이다.
메타버스가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도 메타버스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의 그래픽카드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지난해 10월 개발자회의에서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며 이 기술을 구현하는 것을 회사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역시 자사의 VR(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한 후 가상세계에서 타 유저들과 회의를 열고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인 '페이스북 호라이즌'을 지난해 출시해 메타버스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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