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 정전 사태로 바이든 에너지 전환정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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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좌파가 강조하는 기후변화 의제의 모순이 드러났다. 화석연료를 덜 사용하려 할수록 화석연료를 더 필요로 하게 된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텍사스주를 강타한 극심한 한파로 미국 전역이 마비 상태에 빠진 상황을 언급하며 쓴 기사 내용이다.

NBC는 17일 WSJ 기사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로 미국의 전력 공급 체계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고 전했다.


이번 대규모 정전 사태로 전력 수요가 극단적으로 증가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미국의 전력망이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는 불안감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대전환 정책이 옳은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7대 정책 과제로 하나로 제시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책의 하나로 2035년까지 미국 전력 생산에서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2035년에는 태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모든 전력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텍사스주를 강타한 한파로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텍사스는 다른 주에 비해 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 생산 비중이 높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텍사스는 4분의 1을 태양과 풍력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그런데 이번 한파로 텍사스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실제 한파가 닥쳤을 때 태양열을 이용한 전력 생산은 불가능하고 풍력의 경우 이번 한파로 터빈이 얼면서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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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생에너지를 옹호하는 쪽은 텍사스에서 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 생산량은 아직 많지 않으며 이번 정전은 석탄·천연가스·원자력 등 전통적인 원료를 이용한 생산 방식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생너지를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를 이용해 극한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용량 저장장치 개발 등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2030년까지 2조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NBC도 대용량 저장장치 기술 개발을 통해 재생에너지 활용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화석연료의 필요성을 강조한 WSJ 기사를 언급한 뒤 굳이 화석연료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재생에너지 전력을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 선택지로 부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용량 저장장치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용량은 커지고 가격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물론 빠른 개발 속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전력원으로서 기능하기에는 아직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노스 아메리칸 일렉트릭 릴라이어빌리티의 짐 로브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가 궁극의 백업 시스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NBC는 바이든 대통령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35년까지 시간을 두고 꾸준히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NBC는 미시간대학교의 다니엘 크레이그 교수의 말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기후변화도 계속해서 변한다. 지난 40년이 앞으로의 40년을 반영하지는 못 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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