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차세대 소셜미디어(SNS) 스타’, ‘SNS의 미래’, ‘트위터의 대체재’…
출시 10개월 된 음성 채팅 애플리케이션 ‘클럽하우스’를 두고 블룸버그,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이 붙인 별칭이다.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지난해 선보인 이 앱은 소셜미디어 기반이 텍스트에서 음성·영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4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연쇄 창업가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 로언 세스가 만든 소셜미디어다. 문자 메시지나 영상이 아닌 음성만으로 대화할 수 있고 기존 이용자의 초대장을 받아야만 가입 가능하다.
◆머스크·저커버그·김봉진도 쓴다=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 대화방이 있다는 것이다. 앱에 들어가면 다양한 방이 개설돼 있는데 원하는 주제 혹은 이야기하고 싶은 이용자가 있는 방에 들어가면 된다. 혹은 직접 방을 만들 수도 있다. 대화방을 만든 사람이 발언권을 주면 관련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메신저 ‘텔레그램’처럼 대화 내용이 남지 않고 녹음도 할 수 없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여름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입소문을 타다가 미국의 벤처투자가 앤드리슨 호로비츠가 투자했다는 소식에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최근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게임스톱 주가 폭등에 대해 의견을 밝히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드루 휴스턴 드롭박스 창업자 등도 가입자다.
최근 중국에서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 홍콩 국가보안법, 대만 독립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해방구로 통하며 인기를 얻자 중국 정부가 긴급히 접속을 차단했다.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사용자가 늘고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도 깜짝 등장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 전 장관은 클럽하우스에서 실시간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다양한 분야의 거물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클럽하우스에 열광하고 있다. 현재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이 앱의 가입자 수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0만명이던 가입자 수는 지난달 200만명, 이달 600만명으로 급증했다.
◆"다양한 소통에 대한 욕구"= 클럽하우스의 인기에 다른 음성 소셜 미디어도 주목받고 있다. 클럽하우스보다 5년 먼저 출시된 음성 소셜 미디어 ‘디스코드’는 뒤늦게 빛을 보게 됐다. 미국 IT 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디스코드는 당초 게이머들의 전용 채팅 앱으로 출시됐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지난해 일반 사용자들의 대화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주로 주식 투자를 위한 정보 교환 등이 이뤄지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단순히 새로운 소셜 플랫폼의 등장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주요 외신은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가운데 나타난 새로운 교류 방법이라는 평가다. IT 매체 엔가젯은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고립됐다고 느끼는 순간에 클럽하우스가 나타났다"며 "실제로 사람을 만나는 하나의 방법이 됐다"고 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공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소셜 미디어 시대의 전환을 알린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도 스타트업 전문 매체 유어스토리는 "2000년대는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텍스트 기반, 2010년대는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비주얼·비디오 소셜 미디어의 시대였다"면서 "이제는 음성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페이스북, 웨이보, 위챗처럼 텍스트 기반 소셜 미디어에선 흔적을 쉽게 남길 수 있다"며 "대화 내용이 남지 않고 음성으로만 소통하는 클럽하우스가 이들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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