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울산이 연초 지방 부동산시장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새해 들어 집값이 잇따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속에 열기가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조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울산의 집값 상승률은 0.38%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23일 이후 8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울산의 집값은 지난해 11월30일 0.83% 뛰어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남구 ‘문수로2차아이파크’ 2단지 84㎡(전용면적)가 11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울산 최초로 ‘84㎡ 10억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바로 한 달 전만 해도 9억원대 중반에 실거래가가 형성됐던 곳이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에 울산은 지난해 12월18일 중구와 남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지역 집값은 상승 폭을 줄였을 뿐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규제지역 지정 이전 매주 1%가 넘는 상승세를 보인 남구의 경우 지난 11일 기준 집값이 0.25% 올랐다. 이 밖에도 ▲북구 0.49% ▲중구 0.47% ▲동구 0.41% ▲울주군 0.37% 등 울산 전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당초 이러한 가격 상승은 시중 유동자금이 수도권의 고강도 규제를 피해 원정 투자에 나선 것이 배경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일선 업계에서는 울산의 최근 집값 상승세는 이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남구 신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연락이 계속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외지인의 문의는 뚝 끊긴 상황"이라며 "최근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것은 울산 내 수요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울산 외 거주자의 울산 아파트 구입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패닉 바잉(공황 매수)’이 절정에 달한 지난해 6월에는 울산 아파트 전체 거래 2661건 중 26.9%(715건)에 달한 외지인 매수 비율이 7월에는 12.4%로 급락했다. 이후 8~11월 넉 달 동안에도 15% 내외로 낮은 수준이 유지됐다.
중구 복산동 B공인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실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급격한 상승보다는 조용한 상승이 이뤄지는 것 같다"며 "하지만 울산 내에서도 갈아타기 수요가 꾸준히 생겨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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