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아동 성폭행 범죄자 조두순 (68)이 12일 출소 과정에서 입은 입은 카키색 패딩 브랜드가 '아이더'인 것으로 나타나 브랜드 측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브랜드에 불미스러운 이미지가 덧씌워질 것을 우려하며 선제적으로 선긋기에 나섰다.
아이더 관계자는 이날 "오늘 아침 끔찍한 아동 성범죄로 국민 공분을 샀던 조두순이 아이더 패딩을 입은 채 출소했다"며 "국민들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는 저희 아이더는 이번 일로 깊은 유감과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두순은 카키색 아이더 롱패딩을 입은 채 이날 새벽 6시 46분경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석방돼 모습을 드러냈다. 거주지 관할 안산 보호관찰소에서 출소를 위한 행정철자를 마친 후 취재진이 모인 포토라인 앞에 설 때도 패딩 전면에 수놓인 브랜드 로고가 고스란히 미디어에 노출됐다.
과거에는 일명 '블레임룩'이라는 말로 범죄자들의 패션에 일반 대중이 환호하던 때도 있었다. 특히 고액 소비층인 유명인들이 착용한 제품일수록 호기심을 자극해 화제가 됐다. 1999년 탈옥수인 신창원이 입고 있던 이탈리아 브랜드 '미쏘니' 의류 가품, 2000년 무기 로비스트 린다김이 착용했던 명품 선글라스 '에스까다' 선글라스 등이 대표적이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의 최순실씨가 신었던 '프라다' 신발, 2019년 성범죄자 정준영씨가 공항 입국 당시 입은 '타미진스' 맨투맨 티셔츠도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민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의식있는 소비를 강조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브랜드들도 선제적 대처에 나서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범죄자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올해 성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포토존에서 착용한 '휠라' 티셔츠와 관련해 브랜드 측에서 로고 노출과 관련해 즉각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즉각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1020 젊은 세대 소비자가 타깃 집단인 만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사건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그만큼 큰 셈이다. 네티즌들은 "아이더 당분간 장사 안될 것 같다", "아이더 바지가 있었는데 버려야겠다" 등 부정적 의견을 표출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