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회계업계가 갈수록 회계투명성 요구가 커지고 있는 소규모 공익ㆍ비영리법인에 대한 지원 사업에 나섰다. 인력과 재원 부족으로 공익ㆍ비영리법인에 적합한 회계시스템 마련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자체 개발한 회계시스템을 무료 배포하거나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1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이달 중 공익법인 회계시스템 '스타스'를 개발해 국내 1만여개의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스타스는 2018년 도입된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맞춘 계정과목과 재무제표 양식을 사용하고, 공익목적사업과 기타사업을 구분해 회계 처리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인건비 등의 공통비용을 입력하면 각각의 사업별로 설정한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안분되는 것은 물론 재무제표 산출에도 반영된다.
삼일의 공익법인 대상 지원 역사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일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삼일투명경영대상 시상식을 통해 매년 수천만원 규모의 지원금을 공익법인들에 전달했다. 2016년 7월부터는 비영리법인에 대한 체계적인 컨설팅 제공을 목적으로 업계 처음으로 '비영리법인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EY한영 역시 최근 비영리법인의 투명성 제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진 점을 고려해 '비영리법인 전담팀'을 출범했다. 비영리법인에게 요구되는 의무사항이 잘 준수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공익법인 세무확인서 작성, 비영리법인에 대한 법인세ㆍ원천세ㆍ부가세 경정청구 등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관련 재능 기부활동도 활발하다. 한영은 공익ㆍ비영리법인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이후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다시 관련 기관들에 기부하는 '재능기부' 활동도 진행 중이다.
회계업계의 공익ㆍ비영리법인 지원 강화 움직임은 최근 이들 법인들의 회계투명성 문제가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그 결과 회계ㆍ세무ㆍ공시 등 관련 제도 및 관리감독이 강화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인력과 재원이 부족한 소규모 공익ㆍ비영리법인 입장에서는 정부와 기부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결산자료 및 공시양식을 준비하기까지 드는 비용 부담이 컸다. 현재 공익법인 가운데 70% 이상인 7100여개는 기부금 수입이 1억원 미만인 소규모 법인들이다. 이 중 기부금 수입이 0원인 공익법인들도 4700여개에 이른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회계법인들에서조차 수익성 문제로 공익법인 관련 전문가가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사회적으로 투명성 확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전문가 양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보완과 지원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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