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또 바뀌었어요?" 전동킥보드법 또 개정…시민들 '혼란'

전동킥보드 관련 도로교통법 규제 완화 → 강화
완화법 시행되기도 전에 강화법 재차 개정
시민들 "번복 혼란스러워…심사숙고하길"

3일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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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김영은 기자] 고라니처럼 불쑥 도로로 튀어나와 일명 '킥라니'라고도 불리는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계속 발생하며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하며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탑승 가능 연령이 변경되는 등 법안이 계속해서 개정되며 혼선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따른다.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와 관련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인천에서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고등학생 2명이 한 대의 전동 킥보드를 타고 가다 택시와 부딪혀 앞에서 운전하던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또 지난달 21에도 서울 서초구의 한 골목길에서 한 대의 전동 킥보드를 타던 남녀 중학생이 길을 걷던 고등학생을 들이받았고, 지난 2일에는 서울 남부순환로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이동하던 40대 남성이 신호를 위반한 오토바이와 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2일 부산 해운대구 한 도로에서 차량과 충돌한 공유 전동 킥보드. 이 사고로 킥보드 운전자가 숨졌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12일 부산 해운대구 한 도로에서 차량과 충돌한 공유 전동 킥보드. 이 사고로 킥보드 운전자가 숨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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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회는 안전사고를 줄이려는 취지의 관련 법 개정을 하고 있다. 문제는 개정 된 법이 또 다시 개정되고 이에 따라 그 내용도 달라지다보니 현장에서는 어느 규칙을 따라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 이상의 운전면허를 취득해야 전동킥보드 이용이 가능하게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원동기 면허 취득이 불가능한 만 16세 미만은 탑승이 제한된다.

또한 ▲운전자·동승자 안전 장구 미착용 ▲승차정원 초과 탑승 ▲야간 등화장치 미사용 및 발광 장치 미착용 ▲약물 등 사유로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 등에 대해 과태료 부과와 같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담겼다.


하지만 지난 5월 앞서 국회를 통과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10일부터 만 13세 이상이면 운전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 그런데 도로교통법 개정 7개월 만에 아직 시행도 되지 않은 법이 다시 개정됐다. 즉 13세 이상이라면 면허 없이 PM을 운전할 수 있다는 개정안이 시행되기도 전에 재차 뒤바뀐 것이다.


이에 아직 시행도 되지 않은 법을 국회에서 스스로 바꾸며 오히려 시민들에게 혼선만 주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게다가 국회에서 PM 전용 운전면허를 신설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이후 추가적인 법안 개정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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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에 통과된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바로 시행되기는 어려워 당분간은 공백이 따른다. 개정안이 통과돼도 국무회의 의결·공포 이후 4개월간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어떤 법이 지금 시행하고 있는지 사실상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온다. 평소 킥보드를 이용해봤다고 밝힌 4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관련 법이 계속 바뀐다고 하니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여론을 수렴해 합리적인 법 개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30대 회사원 박 모 씨는 "충분한 공청회 등을 가진 뒤 법 개정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안전사고 우려로 급하다면 일단 킥보드 이용 연령 등 이 부분에 해당하는 부문만 개정을 해 사고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경찰청이 발표한 PM 관련 교통사고 건수를 보면 2017년에는 117건이었으나 2018년 225건, 작년에는 무려 447건으로 2년 새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사망자 수 역시 2017년과 2018년 각각 4명에서 2019년에는 8명으로 2배로 늘어났고, 부상자 수는 2017년 124명, 2018년 238명에서 2019년 473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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