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2020년 연말을 앞두고 국내 증시가 2600선을 넘으면서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11월 한 달 동안에만 15% 이상 오르면서 상승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코스피는 단숨에 2600을 넘어 지난 25일 장중에는 2640선도 돌파했다. 지난 8월 2450선까지 급등했다가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으로 2270선까지 내려앉았던 지난 8월과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12월 첫째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2580~2660으로 제시했다.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태이기는 하지만 지난 8월과 달리 지수 상승을 이끄는 종목들이 특정 업종에 쏠려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는 과열로 인해 급락장이 연출되었던 직전 8월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면서 "당시는 기술주의 독주로 형성된 과열 분위기였다면,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상승 랠리에 동참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9월 이후 S&P 500 동일가중 지수(10.1%)는 시가총액 가중 지수(1.4%)를 아웃퍼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리스크온"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여전히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의 신고가 경신을 지지해주고 있어 과열을 식히는 건강한 조정 구간에서는 조정 시 추가 매수 전략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최근 증시를 이끄는 주체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향후 이들의 수급을 주의깊게 봐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들은 11월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7조400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7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순매도로 일관해왔지만 11월에는 연일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코스피 상승 부담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들은 현 수준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와 주목된다.
IBK투자증권은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코로나19 전개와 국제 정세, 환율 여건 등의 우호적인 요소에 힘입어 수급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들이 국내 증시에 대한 고평가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강한 매수세는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내총생산(GDP)대비 코스피 시가총액 비율과 외국인 수급 흐름을 보면 이 비율이 장기추세의 +1표준편차를 상회한 시기마다 외국인 수급이 마이너스(-)로 방향 전환을 전환했다"면서 "현재와 같이 +2표준편차를 상회했던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특수성이 있던 만큼 매도 규모가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코스피가 경험해보지 않은 영역에 진입한 만큼, 현 수준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숨고르기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차주 코스피가 2560~266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민주당의 기업 규제 강화 리스크 경감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상승요인이지만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것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전망이 2020년 88조원에서 2021년 128조원, 2022년 147조원 등으로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과 함께 생각하면 현재 2600선에 머무르고 있는 코스피지수는 2021년 이익 전망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며,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2022년 이익 전망까지 선반영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이 생겼다는 것으로 이는 추가 지수 상승을 일부 억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단기적으로는 호재성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함에 따라 주가지수의 추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지만,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가려져있던 불확실 요인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 방향을 예측하고 대응하기보다는 종목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경기 회복 수혜주를 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면서 반도체, 화학, 운송 업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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