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난 2018년, 중국의 쓰레기 수입 금지와 필리핀 등 동남아로 보내던 불법 폐기물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방치·불법투기로 이어져 폐기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언택트가 보편화 되면서 1인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장마철 홍수 피해로 인한 쓰레기량 폭증, 명절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선물 과대포장 처리 등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폐기물 발생으로 '폐기물 대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폐기물 대란' 해결은 우선 일회용품 줄이기, 철저한 분리배출에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협조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6년 육상폐기물의 해양투기가 금지된 이래 매립·소각만으로는 처리량이 한계에 도달했다. 게다가 국내 쓰레기 처리에 약 30%를 분담하는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도 5년 뒤로 닥쳤다. 대체 매립지 확보는 '님비(Nimby)현상'과 신규 조성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반발로 요원한 실정이다.
긴박한 위기상황에서 구원투수로 거론되는 것이 '시멘트산업'이다. 매립·소각처리하는 기존 방법 외에 시멘트 생산설비를 동원해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재활용하면 폐기물 대란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는 약 90%를 차지하는 주원료인 석회석 외에 천연 부원료인 점토, 규석, 철광석을 일정 비율로 혼합·분쇄한 뒤 소성로(킬른)에 연료인 유연탄과 함께 투입해 최대 2000℃(가스온도)로 가열해 녹여 냉각시킨 후 반제품인 클링커를 생산하고, 클링커에 석고 등을 첨가, 잘게 분쇄한 가루다.
이 과정에서 천연 부원료를 화학성분이 유사한 폐기물을 재활용한다. 주연료인 유연탄은 폐합성수지(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으로 대체한다. 시멘트산업에서 폐기물을 재활용하게 되면 골칫덩이 폐기물은 폐기물 중 환경적으로 유해하지 않고, 경제성이 있는 물질을 일컫는 '순환자원'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시멘트산업에서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은 단순히 혼합해서 태워버리는 것이 아니다. 밀폐된 소성로가 폐기물을 초고온(2000℃)으로 녹이는 만큼 유해물질이 완전 분해돼 환경적으로 우수하다. 연소 후 남은 재(Ash)는 원료와 혼합, 시멘트로 제품화돼 소각재 발생이 없고 중금속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
시멘트산업의 순환자원 재활용이 가져다 주는 기대효과는 상당하다. 우선 점토, 규석, 철광석 등 천연자원 확보차 광산개발 등 자연환경을 훼손할 필요가 없어지며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버려지는 폐기물을 활용해 온실가스 등 국가 환경부하 저감도 가능해진다.
'자원순환사회'로 전환울 추진 중인 정부 입장에서도 환영할만 하다. 생산·유통·소비·폐기 등 전 과정에서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과 순환 가능한 자원을 경제활동의 순환계로 되돌려 천연자원과 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폐기물대란 해결을 위해 시멘트산업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제1회 플라스틱포럼 기조연설에서 강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시멘트 소성로를 활용하면 불법 방치 폐기된 플라스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해양 오염 주범인 해양 폐기 플라스틱을 모아 대체연료로 활용함으로서 지구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이어 "20여년전 시멘트산업을 통해 폐타이어 사회문제를 해결했듯이 지금의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도 시멘트 제조시 유연탄 대체연료로 사용함으로서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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