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장·빅테크 CEO 잇단 회동…윈터스 SC그룹 회장은 '미팅왕'

격리 후 윤석헌 금감원장 예방
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 접견
카뱅·토스대표와도 잇단 만남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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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지난달 30일 한국을 찾아 ‘한 달 살이’를 이어가고 있는 빌 윈터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이 금융당국 수장부터 핀테크(금융+기술) 회사 대표까지 두루 만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SC그룹은 우리나라 주요 시중은행 중 하나인 SC제일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입국 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자가격리를 마친 윈터스 회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을 찾아 윤석헌 금감원장을 예방했다. 이 자리엔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배석했으며 금감원 은행 담당 임원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특별한 의제 없이 인사 차원으로 진행됐다. 윤 원장과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세계 핀테크 동향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윈터스 회장은 2015년에도 진웅섭 금감원장을 만났다. 당시는 SC제일은행의 ‘한국 철수설’이 불거졌던 때여서 큰 관심을 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날 만남에서 특별한 의제가 있었던 건 아니고 해외 금융사 대표가 한국에 왔으니 인사 차원에서 금감원을 찾은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22일엔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접견할 예정이다.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우리나라 금융당국 수장을 모두 만나게 되는 것. 은 위원장과의 만남도 인사 차원의 회동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선 우리나라의 금융중심지 전략과 관련한 논의를 주로 나눌 것으로 보고 있다. SC그룹은 HSBC, 중국은행과 함께 홍콩에서 화폐를 발행하는 ‘3대 화폐 발행 은행’이다.

핀테크 대표주자 카뱅, 토스와 만나

우리나라에서 혁신금융을 이끌고 있는 두 핀테크사 대표도 잇따라 만난다. 우선 이날 오후 윈터스 회장은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카카오뱅크 본사를 직접 찾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만난다. 이달 18일엔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도 회동한다. SC그룹은 올해 초 홍콩에서 ‘목스’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며 한국에서는 SC제일은행이 국내 세 번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컨소시엄에 지분 투자(6.67%)를 한 상황이다.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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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핀테크가 발전한 나라로 두 국가의 핀테크 산업 동향에 대한 얘기와 함께 SC그룹의 150여년 전통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SC그룹은 선도적인 디지털 이노베이션을 위해 한국의 토스뱅크를 포함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선진 국가에서 인터넷은행에 직접 투자를 진행한 바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방한 기간 동안 한국의 핀테크 선두 주자들을 만나 한국 핀테크 산업의 우수성에 대해 배우고 SC그룹이 가진 글로벌 경험과 트렌드에 대해서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토스 관계자는 “이번 만남은 SC제일은행 측에서 제안했다”며 “토스뱅크 주주사로서 협력 강화 등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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