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 고위 정치인들이 시민들에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주문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그러지 않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2일 CNN 등에 따르면 짐 케니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장은 최근 관내를 벗어나 메릴랜드주 체사피크만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필라델피아시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16일부터 식당의 실내 영업을 금지하자 인근 주를 방문해 외식을 즐긴 것이다.
현지 식당을 운영하는 마크 베트리는 문제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서 "필라델피아에선 식당이 살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 당신은 메릴랜드에서 마스크도 쓰지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은 채 식사를 즐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실내 식사는 위험하다는 당신의 말과 그간 모든 기자회견 내용이 스스로에겐 적용되지 않나보다"며 "이 모든걸 명확하게 해 줘서 감사하다"고 비꼬았다.
케니 시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그는 지난달 29일 해당 식당을 방문한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케니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내가 방문한 카운티에선 코로나19 환자가 800명 이하로 확진자가 3만3000명이 넘는 필라델피아에 비해 위험도가 낮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도 당국의 방역지침을 어기고 미용실을 방문해 빈축을 샀다.
폭스뉴스는 펠로시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미용실을 방문해 헤어 드라이 서비스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영상에는 펠로시 의장은 미용실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제는 샌프란시스코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3월부터 모든 미용실을 폐쇄했다는 점이다.
당국은 이날부터 미용실 운영을 재개해도 된다고 밝혔찌만, 야외 서비스만 허가를 했다.
해당 미용실 주인인 에리카 카이우스는 당시 소속 스타일리스트가 펠로시 하원의장의 예약 사실을 알려왔다면서 "뺨을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나는 일도 못하고 다른 손님들도 받지 못하는데, 그 사람은(펠로시 의장) 그저 들어가서 볼일을 봐도 된다고 생각하는 듯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일에 대해 "미용실에서 그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며 "당국이 손님을 한 번에 한 명씩은 받을 수 있도록 허가해줬다고 업소 측에서 전해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에 카이우스는 펠로시 하원의장이 받은 헤어드라이 서비스는 당국의 방역지침에 따라 현재 미용실에서 금지돼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문이 이중기준에 해당한다고 비난하며 "우리는 이 사람을 우러러봐야 하는데, 그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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