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공의 파업' 합리적 대화해야

대한전공의협의회 주도 '젊은의사 단체행동'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속 전공의들이 24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에서 의대 정원 확대 재논의 등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대한전공의협의회 주도 '젊은의사 단체행동'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속 전공의들이 24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에서 의대 정원 확대 재논의 등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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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도대체 한 일이 뭐냐?"


한 전공의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달린 댓글이다. 댓글을 쓴 사람은 이 전공의와 일면식도 없지만 정부 정책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원색적 욕을 해댔다. 앞서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 힘쓰는 의료진을 위해 진행한 '덕분에 챌린지'를 비틀어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린 사진을 SNS에 게시ㆍ공유하는 '덕분이라며 챌린지'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정부 정책에 찬성하는 일부 네티즌들은 의사들 개인 SNS애 이 행위를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의대협 측은 "협회 차원에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고 피해를 입은 회원들을 도와 고소 진행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의대 입학정원 확대ㆍ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4대 의료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 구조가 비합리적으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제도의 틀을 어떻게 개선할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정치적인 해석과 상대편에 대한 비방, 분노 조장 등 우리 사회의 토론 능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 시기와 의사들의 파업 등 집단 행동이 겹치면서 이런 양상은 더욱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정부의 정책 마련 필요성뿐 아니라 의사들의 집단행동 이유에도 납득할 만한 내용이 있다. 어떤 것도 절대 선이거나 절대 악이지 않은 게 사회 현상일테다. 때문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은 무엇보다 합리적ㆍ이성적 대화와 해법 마련이 절실한 시기다. 의사 단체들도 과연 지금과 같은 시기에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게 옳바른지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국가적 의료 위기를 요구 관철을 위한 도구로 삼는 건 비열한 전략이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는 말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등장한다.


자신이 공들여온 미래와 직업적 자존심에 관련된 문제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것 역시 보장받아야 할 권리다. 의사 파업에 반대하는 이들의 이성적 행동 역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요구되는 시민 의식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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