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봉곤, '여름, 스피드'에서도 사적 대화 내용 인용 논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소설가 김봉곤이 단편소설 '여름, 스피드'에서도 사적 대화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적 대화 내용이 '여름, 스피드'에 인용돼 피해를 입었다는 남성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과거 자신이 김봉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 동의 없이 "동일한 내용과 맥락으로" 소설 도입부에 인용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여름, 스피드'는 2018년 동명의 소설집으로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발간됐다. 문학동네는 김봉곤이 이 남성의 폭로 사실을 인정했다며 논란이 된 단편소설이 실린 동명의 소설집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해를 입은 남성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피해를 입은 남성은 소설 속 '영우'의 모습과 행동을 보고 주변 지인들이 '영우'가 자신임을 추정할 수 있었다며 "당혹감, 분노, 모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이 과거 김봉곤에게 보냈다는 '페이스북 메신저 메시지' 내용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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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곤은 앞서 지인 여성과 사적으로 나눈 성적인 대화 내용을 동의 없이 소설 '그런 생활'에 그대로 인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은 소설 속 'C누나'의 대사는 자신이 메신저 대화에서 김봉곤에 했던 실제 발언을 "그대로 베껴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생활'은 지난해 계간지 '문학과 사회' 여름호에 처음 발표됐고 김봉곤은 이 작품으로 문학동네에서 주는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그런 생활'은 올해 4월 창비에서 발간된 김봉곤의 소설집 '시절과 기분'에도 실렸다.

'여름, 스피드'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한 남성은 'C누나'의 실제 인물임을 주장한 여성이 소설에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무단 인용됐다고 최근 폭로한 것을 보고 자신도 용기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문학동네는 전날 지금까지 판매된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가운데 논란이 된 부분을 수정하지 않은 5쇄까지 발행본 7만부를 수정본으로 교환해주기로 결정했다. 창비도 '문제 제기를 하신 분'과 독자, 작가들을 대상으로 사과문을 내고 소설 '그런 생활'이 실린 김봉곤 소설집 '시절과 기분' 미수정본을 수정본으로 교환해준다고 발표했다.


'게이 작가'임을 밝혀온 김봉곤은 2016년 등단 이후 동성애를 주제로 한 자전적 성격의 소설을 써왔다. 단편 '여름, 스피드'는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했으나 답을 주지 않았던 '영우'로부터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고 재회하는 퀴어 소설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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