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이달 출범 3주년을 맞은 금융권의 ‘메기’ 카카오뱅크가 금리 메리트와 간편함을 무기로 대출 영업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판매한 신용대출 잔액만 14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여신 영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카뱅이 신용대출 뿐만 아니라 자영업과 중금리 대출 등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시중은행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뱅의 신용대출 잔액은 14조74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한 이후 선보인 신용대출 상품의 첫달 잔액은 3672억원. 만 3년 만에 38.3배 성장한 셈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개인 신용대출뿐 아니라 300만원 이하 소액 비상금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수치다. 출시 약 1년 만인 2018년 6월 말 6조5332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6월엔 9조8181억원을 달성했다.
은행에 가지 않고도 10분 이내에 입금 받을 수 있는 ‘빠른 대출’이 2030세대 고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상반기 갑작스럽게 일어난 ‘동학개미’ 주식투자 열풍과 맞물려 카뱅 신용대출의 편의성이 널리 알려졌다. “카뱅에서 몇 분 만에 신용대출 받아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렸다.
금리도 저렴한 편이다. 카뱅 신용대출 상품 금리는 고신용 직장인 경우 최저 연 2.22%부터다. 연 소득 1000만원 이상인 프리랜서나 자영업자가 주로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도 최저 3.25%로 시중은행 대비 매력적이다.
전세보증금대출도 폭발적인 증가를 보였다. 2018년 1월 출시 첫 달 2억원을 판매하는 데 그친 이 상품은 지난달 말 3조2703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한 카카오뱅크 전세대출 이용자는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스마트폰으로 가능했고, 상담원과의 몇 차례 통화로 수억원을 쉽게 빌릴 수 있어서 놀랐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의 여신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17조3000억원이 넘는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신청과 몇 번의 상담 전화만으로 대출이 실행돼 일찌감치 비대면(언택트) 대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시중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으려면 계약금 입금 증명서류, 재직증명서, 소득증빙 자료 등을 떼 영업점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를 공인인증서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시중은행과의 신용대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신한ㆍKB국민ㆍ하나ㆍ우리 등 주요 은행들도 간편 한도조회와 낮은 대출금리로 비대면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신용등급 1등급에 한해서긴 하지만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1.69%에 이른다. 최대한도는 카카오뱅크의 1억5000만원 보다 높은 2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카뱅과 금리 경쟁을 하면 기존 은행이 손해를 볼 게 뻔하다”면서도 “신용대출 시장에서 젊은 고객을 공략하는 카카오뱅크의 영향력이 세지고 있어 은행들이 금리를 낮춰서라도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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