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쏘아올린 머니게임…OTT 콘텐츠, 올해만 46조원

20조 쏟아붓는 넷플릭스
콘텐츠 제작 공들여 우위 선점

넷플릭스가 쏘아올린 머니게임…OTT 콘텐츠, 올해만 46조원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46조원.


넷플릭스를 포함한 해외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올해 콘텐츠 제작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액 규모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상 콘텐츠 소비가 극장과 텔레비전을 넘어 OTT로 집중되면서, OTT 패권을 노리는 '머니게임'이 불붙은 것이다. 글로벌 기업에 비해 투자 규모가 턱없이 부족한 국내 OTT 업계는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에 고심하고 있다.

글로벌 구독자 확보
오리지널 시리즈 승부수

25일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1위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 제작에만 16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액 202억 달러(약 24조원)의 약 75%를 제작 비용으로 고스란히 투자하는 셈이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액은 첫 오리지널(자체 제작) 시리즈를 선보인 2012년 18억 달러에서 8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었다. 앞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MO 캐피털은 넷플릭스가 이 같은 투자 흐름을 유지해 2028년 콘텐츠 투자에만 263억 달러(약 30조원)를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작에 공들이는 이유는 잇따른 OTT 경쟁사의 등장 속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애플TV 플러스와 디즈니 플러스가 첫 선을 보이며 글로벌 가입자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오는 7월에는 미국 NBC유니버설의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인 피콕이 출범한다. 이들 플랫폼이 자체 보유한 오리지널 시리즈로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어서 올해가 OTT 콘텐츠 머니게임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글로벌 구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OTT의 특성상 콘텐츠 투자와 배급에 얽힌 복잡한 라이선스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부담에서 자유롭고 가입자의 관심을 높이는데도 유용한 오리지널 시리즈로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를 채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미래의창이 펴낸 서적 '콘텐츠는 전부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전체의 8% 수준이지만 구독자들이 시청하는 시간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다.

넷플릭스의 투자액을 기초 삼아 후발 주자들도 올해 콘텐츠 제작에 과감한 베팅을 할 전망이다. 아마존 프라임이 70억 달러, 애플TV 플러스 60억 달러, 미국의 방송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훌루'가 30억 달러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디즈니 플러스 17억5000만 달러, HBO 맥스 15억 달러, 피콕 10억 달러, 모바일 중심 스트리밍 서비스 '퀴비' 10억 달러 등을 모두 합치면 올해 주요 OTT 업체의 투자액은 372억5000만 달러(약 46조2700억원)에 달한다.


넷플릭스가 쏘아올린 머니게임…OTT 콘텐츠, 올해만 46조원 원본보기 아이콘


글로벌 OTT 시장, 2014년 17조→2023년 86조 전망
해외사업자 공세 위기감, 국내 업체도 콘텐츠 투자 적극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4년 17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OTT 시장은 2023년 86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관련 시장에서도 막대한 예산을 콘텐츠에 투자해 구독자를 확보할 동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기존 유선방송 시장의 경우 종합유선방송 사업자(SO)가 제공하는 일률적인 콘텐츠로 제한된 수의 가입자를 빼앗는 경쟁이 치열했으나 OTT는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각 사업자가 선별ㆍ투자하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복수의 구독자를 유치할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콘텐츠의 지배력이 커졌다. 영화·비디오물, 공연물, 광고·선전물 등을 심의해 등급분류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가 등급분류를 요청한 국외비디오물은 최근 4년간 총 5553건으로 같은 기간 등급분류된 전체 국외비디오물(1만1414건)의 절반에 육박했다. 등급분류는 국내외 영상물이 우리나라에 유통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로 어느 회사의 콘텐츠 비중이 높았는지 비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해외 사업자에 비해 덩치는 작지만 국내 OTT 업체도 신규 가입자 유치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독점 콘텐츠 제공에 힘을 싣고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손잡은 '웨이브'가 대표적이다. 지상파·종편 드라마와 아이돌 예능 프로그램 등 올해 연말까지 최대 8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600억원을 투자하는 등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