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24일) 오후 찾은 이케아 고양점에는 평상 시 70~80% 수준의 손님이 몰렸다. 이케아에서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문혜원 기자] #일요일인 2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이케아 고양점 매장은 가구와 생활용품을 사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주차장과 식당 일부에 빈자리가 보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70~80% 수준은 회복한 것으로 보였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손님들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중년 가족 단위나 연인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일산에서 60대 부모님과 함께 매장을 찾은 김가은(25ㆍ가명)씨는 "이번에 부모님을 떠나 독립하면서 자취방에서 쓸 가구를 사기 위해 방문했다"며 "재난지원금을 전통시장이 아니라 이케아 같이 선택 폭이 넓은 곳에서 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구파발에서 왔다는 40대 부부는 "재난지원금이 이케아에서도 사용되는 줄 몰랐다"면서 "지역 상인을 살리기 위한 취지의 지원금인데 이런 외국계 기업에도 쓸 수 있는 것이면 왜 대형마트 사용은 막은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장 직원은 "이태원발 확산이 잦아들고 6월 할인판매가 시작되면 가족단위 방문객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보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인파는 붐볐다. 결제매장 인근의 식음료 매장에는 50여 명 정도가 다닥다닥 붙어 대기 줄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케아 매장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곳이어서 줄곧 논란이 돼 오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한 것에 비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케아는 가구전문점으로 업종 분류가 된 탓에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곳이 됐다. 이케아에서는 인테리어 용품을 비롯해 냄비, 그릇, 수건, 이불 등 대형마트 못지않게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이케아 입점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중소가구업계와 주변 소상공인들은 이 같은 이유에서 더욱 반발한다.
중소가구업계 단체인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김화만 회장은 "이마트, 롯데마트에선 못쓰게 하면서 이케아에서는 써도 된다는 건 국민 정서에도,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대 글로벌 가구 유통사인 이케아가 국내에서 사업을 확장하면서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던 토종 가구업체들에게 재난지원금 논란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가구업계는 정부에 이케아 재난지원금 사용 여부를 재검토해줄 것으로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며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케아는 2014년 1호 광명점을 시작으로 지난 2월에는 수도권 외 첫 매장인 4호점 동부산점까지 열며 공격적으로 전국적인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032억원으로 한국 시장 진출 후 연평균 1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샘, 리바트에 이어 가구업체 매출 3위다.
이케아의 국내 진입 전까지만 해도 국내 가구시장 매출의 70%를 차지하던 중소기업과 비브랜드 가구업체는 이케아에 밀려 매출 감소는 물론 도산 위기까지 맞고 있다.
올해 2월 이케아는 동부산점을 열면서 인근 부산ㆍ울산ㆍ경북 지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지역상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동부산점은 연 매출 2000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부울경 지역 전통시장ㆍ소상공인들 전체의 매출과 맞먹는다는 주장도 있다.
김 회장은 "이케아 1호점 광명점이 들어설 때 '토종 가구업체들 줄도산 할 것'이라며 결사반대했는데도 벌써 4호점까지 확장했다"며 "현재 우리는 고사 직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