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일 韓수출 -20.3%…코로나에 미·중갈등 '첩첩산중'(종합)

코로나19 이후 각국 경제활동 재개해도
세계의 '탈(脫)중국' GVC 개편 활발
"미·중 갈등 재점화로 세계 교역 위축"
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에 악재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한국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말끔히 씻어내지 못한 가운데 이달 1~20일 수출액이 전년 대비 20% 넘게 감소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이 보이고, 세계 교역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2분기 위기를 버텨내더라도 극적인 '수출 반등'을 이뤄내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나온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203억1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3%(51억8000만 달러)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3.5일로 전년 동기와 같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5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억9000만 달러보다 20.3% 감소했다.

이 기간의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9%(46억6000만 달러) 감소한 229억9800만 달러였다. 무역수지는 26억8000만 달러 적자에 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의 수요가 줄면서 수출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승용차(-58.6%), 석유제품(-68.6%) 등의 감소 폭이 컸고 무선통신기기(-11.2%)도 줄었다. 선박(31.4%)은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는데, 지난달 -14.9%, 1~10일 -17.8%보다 회복한 모습이었다.


국가별 수출 실적을 보면 중국(-1.7%), 미국(-27.9%), 유럽연합(EU·-18.4%), 베트남(-26.5%), 일본(-22.4%), 중동(-1.2%) 등 대부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단, 한국 수출의 25.1%를 차지하는 중국 수출은 -1.7%로, 지난 1~10일의 -29.4%보다 감소 폭이 줄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있지만, 방역 불확실성과 미·중 갈등 재점화 등으로 한국 수출이 급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전체 수출 중 중국 비중은 25.1%, 미국 비중은 13.5%로 각각 1,2위다.


세계가 '탈(脫)중국' 위주의 글로벌밸류체인(GVC) 재편에 나선 가운데 벌써부터 교역량이 줄고 있는 점도 심상치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세계의 교역량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1월 대비 13.9%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악재다. 무협에 따르면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33%나 된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의 밸류체인 개편과 리쇼어링 정책 시행 등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된다 해도 교역 수준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중 간에 상대국 회사 투자 및 인수합병(M&A) 금지 등 강도 높은 추가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도 화웨이에 반도체를 수출할 수 없도록 했다. 중국도 애플과 퀄컴 등 미국 기업에 보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경고를 했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루이싱커피는 회계부정 건으로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