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에 대한 신규 운수권 추가 배분이 이뤄졌다. 이날 배분을 통해서는 지난 3월 19개월 만에 신규 운수권 불허 등의 제재에서 해제된 진에어 가 운수권을 새롭게 획득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1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정부가 보유 중인 운수권 중 전체 25개 노선을 9개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제항공운수권은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에 의거해 항공교통심의위의 심의를 거쳐 매년 배분이 이뤄져왔다. 올해 역시 지난 2월 정기배분에 이어 이날 첫 수시배분이 이뤄졌다.
특히 이날 배분에는 제재로 인해 신규 운수권 취득이 막혀왔던 진에어가 청주-정저우 노선(주 3회)의 운수권을 획득했다. 진에어는 2018년 8월부터 국토부로부터 신규 운수권 불허, 신규 항공기 등록 제한, 부정기편 운항허가 불가 등 경영확대 금지 제재를 받고 있었다.
이 제재는 당시 진에어 부사장이었던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2018년 4월 조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리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논란이 확대되면서 미국 국적자인 조 전무가 2010~2016년 6년 간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현행법은 외국인이 임원으로 등기된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부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만큼 불법적으로 재직한 것이다. 이를 어길 경우 사업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면허 취소로 달성 가능한 사회적 이익보다 면허 취소로 인한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며 면허 취소 대신 진에어가 스스로 제출한 자구계획이 충분히 이행될 때까지 신규 노선 취항을 금지하는 등의 경영확대 금지 제재를 발표했다.
그러던 지난 3월 진에어가 국토부와의 협의를 통해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역할을 강화한 지배구조 개선책을 마련해 이를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하면서 국토부가 제재를 해제키로 결정했다. 이번 운수권 배분은 진에어의 제재 해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배분이다.
이날 운수권 배분에서는 이외에도 지난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싱가포르와 합의한 중간5자유(한국-제3국-싱가포르) 방식의 운수권도 배분됐다. 제주항공 은 이번 배분으로 주 2회의 싱가포르 중간5자유 운행이 가능해졌다.
김이탁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코로나19로 인한 국적 항공사의 어려움을 감안해 코로나19 극복 이후 항공사가 안정적으로 취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수시배분을 추진했다"며 "이번 배분 노선은 코로나19 안정화 추세 등을 고려해 우리나라와 상대국가가 코로나19에 대해 안전이 확보된 이후 항공당국의 허가, 지상조업 계약 등을 거쳐 취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