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실적 부진해도 명품·가전·보석 잘 팔리는 이유는

백화점, 해외보석 시계와 가전가구 매출 증가
결혼식은 미뤘지만 혼수품 구매하는 신호부부 수요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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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백화점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명품 매장에는 물건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보석ㆍ시계와 가전 가구 등 혼수 제품 매출은 선방하고 있다. 결혼식은 미뤘지만 혼수품은 구매하는 신혼부부 수요 덕분이다. 전형적인 보복 소비 양상을 띄고 있다. 백화점 웨딩 멤버십 가입자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14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5월1일~11일 카르티에 등 해외 보석ㆍ시계와 가전가구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28%, 29% 증가했다. 이 기간 백화점 전체 매출이 예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4월에도 백화점 전체 매출은 12% 줄어든 반면 명품 보석ㆍ시계와 가전가구 매출은 각각 38%, 1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보석ㆍ시계와 가전 매출은 각각 24.5%, 14% 증가했다. 가전 구매 고객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20~30대였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웨딩 멤버십 가입 고객과 관련 매출은 급증했다. 웨딩멤버십은 결혼 9개월 전부터 구매한 금액을 합산해 금액대별로 상품권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롯데백화점은 4월 3일부터 19일까지 프로모션 기간에 웨딩 멤버십 신규가입수가 33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25% 증가했다. 이 기간 백화점은 웨딩고객 매출이 1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웨딩고객 매출은 320억원을 넘기며 310% 이상 초과 달성했다. 앞서 2월 프로모션 기간에도 웨딩멤버십 신규 가입자 수는 3550명으로 목표대비 131%(2010명) 늘었다. 매출액도 250억원으로 전년대비 10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에서 웨딩멤버십 매출액 상위는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가전제품과 불가리ㆍ티파니ㆍ카르티에 등 해외고가 주얼리브랜드가 차지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웨딩 멤버십 관련 매출이 14% 신장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올봄으로 계획했던 예비 신혼부부들이 결혼식은 미뤘지만 혼수는 예정대로 구매하고 있다"며 "웨딩 멤버스 고객은 할인 혜택이 9개월로 한정돼 있어 코로나19 이슈에도 구매를 연기하는 사례가 적은 것도 매출 증가 이유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혼인 건수는 3만89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었다. 3~4월 혼인 건수는 더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듀오웨딩 관계자는 "3~4월 예정됐던 결혼식 가운데 60% 이상이 8월 이후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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