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회계기준을 위반하진 않았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설명으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다시 미·중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중국에 대해 굉장히 실망했고,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며 경고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 규칙 따라야"=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아침 방송된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기업들 중 미국의 회계기준을 따르지 않는 곳들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매우 강하게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비난을 하면서 나왔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중국에서 시작됐다며 "중국에 매우 실망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됐고, 중국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팬데믹이 됐다며 중국을 연일 비판해왔다.
그는 만약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을 단속하면 중국 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에 우리가 그렇게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어떻게 할 것 같나? 아마 런던 등 다른곳으로 상장기업을 옮기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NYSE와 나스닥에서 거래하려면 이곳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면, 중국 기업들은 런던·홍콩으로 옮긴다고 답할 것"이라고 한 번 더 말했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진 않았지만, 해외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중국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이 (사실은) 매우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며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할 당시 바이러스는 전혀 주제가 아니었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연방 퇴직연금의 중국 주식 투자 차단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미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가 연방공무원 퇴직연금(TSP)의 중국 주식투자를 일단 유보하기로 결정한 점을 언급하며 빠른 시일내에 중국 주식투자를 막지 못한다면 아예 위원들을 경질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위원회를 꾸린 걸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미 경제, 내년이면 회복…강달러 기조 지속돼야"=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미 경제가 내년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밝혔다. 그는 "3분기에 미 경제가 반등하며 전환할 것이고, 내년이면 모든 경기지원책 덕분에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미 경제는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봉쇄정책을 풀면서 경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란 얘기다.
그는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 강달러 기조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가 강세이기 때문에 다들 달러 기조 안에 포함되고 싶어한다. 계속해서 강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 그룹에 따르면 달러는 최근 유로화 대비 3.67% 강세를 보였다.
그는 또 최근 미국이 제로 금리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독일과 일본처럼 마이너스 금리를 가져가야 한다고도 전했다. 그는 "그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지속한다면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나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현재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팬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에게 고려 대상은 아니다"며 "우리는 좋은 도구들을 가지고 있고, 도구들을 사용할 것"이라며 "금리와 Fed가 그간 해온 채권 매입, 그리고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라고 설명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금융정책의 방향을 미리 알리는 조치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시장 우려의 완화 목적으로 새로 도입한 통화정책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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