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터지는 5G' 꼬리표 떼야 하는데…속도 안나는 '초고속 28㎓' 상용화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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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불통 5G' 꼬리표를 떼기 위해 필수적인 '초고속 28㎓' 대역망의 상용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대규모 재원을 투입해야 할 이동통신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발목을 잡힌 데다 수익성을 담보할 만한 사업모델이 마땅치 않은 탓에 세부 일정조차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28㎓ 대역망을 지원할 스마트폰이 언제쯤 국내에서 출시될지도 불투명하다.


◆"장비, 서비스 완성 안돼" 계획 못 잡은 업계=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28㎓ 5G 상용화를 위한 관련 장비 사업자 선정 작업에 아직 착수하지 못했다. 앞서 2018년 5G 장비 사업자 선정 당시 28㎓ 대역에 대해 제안요청서(RFP)를 함께 보냈던 KT 외에는 5월 초 현재 RFP도 발송하지 않은 상태다.

사별로 구체적인 기지국 구축 계획도 없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관리자(CFO)는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장비, 서비스 등 관련 에코시스템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상용화는 해당 일정이 정해지면 그에 연계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비 사업자 선정 후 각종 테스트와 최적화 작업에만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당초 기대됐던 연내 상용화는 사실상 물건너가는 셈이다.


3.5㎓ 대역에 비해 10배 넓은 대역폭을 확보한 28㎓ 대역망은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구현할 필수 인프라로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28㎓ 5G의 속도는 LTE 대비 최대 20배, 현 5G 대비 몇 배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초고속, 진짜 5G인 셈이다. 미국이 이미 28㎓ 대역망에서도 5G를 상용화한 반면, 세계 최초를 앞세웠던 한국은 LTE와 혼합해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SA), 3.5㎓ 대역에 그쳐 아직 갈길이 멀다.


◆투자 여력 줄고 우선 순위에서 밀려= 정부와 이통3사는 5G 상용화 2년 차인 올해 28㎓ 대역에서도 5G 기지국 구축을 시작할 방침이지만 이 역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전반이 얼어붙으면서 이통사들의 투자 여력이 줄었을 뿐 아니라 28㎓ 대역망에서 사업성 있는 모델로 꼽혔던 5G 스마트팩토리의 확산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내부적으론 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쏟아진다. 앞서 이통 3사는 5G 주파수 이용계획서 제출 당시 3년간(2019~2021년) 4만5215대의 5G 28㎓ 망 구축 방침을 밝혔다. 사별로 15%에 해당하는 1만5000여대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의무구축 비율은 2021년까지만 지키면 된다. 결국 올해는 기지국 삽을 뜨는 수준에 그치고 내년부터 본격적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업 모델 또한 기업간거래(B2B)가 중심이 되면서 스마트폰 등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28㎓ 5G 서비스는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20 등 하반기 출시를 앞둔 신형 단말기들도 국내에서는 28㎓ 기반이 아닌 3.5㎓ 대역으로만 공개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28㎓ 대역망의 경우 이통사들의 투자 의지가 중요하지만 현재로선 시장이 좋지 않다"면서 "5G 투자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목표치의 절반에 그친 인빌딩 구축, 단독모드(SA) 상용화 등을 더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는 상반기 5G 투자 규모를 4조원대로 확대했지만 연간 설비투자(CAPEX) 계획을 늘리진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장 역시 위축되며 올해 5G 가입자 수는 당초 전망 대비 두 자릿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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