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저씨들의 파워…수년째 모바일 왕좌 지킨 리니지 형제

구글 플레이 매출 2위로 밀려났던 리니지2M, 다시 1위로
린저씨들의 움직임에 리니지2M-리니지M 순위 변동

린저씨들의 파워…수년째 모바일 왕좌 지킨 리니지 형제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진규 기자] 엔씨소프트 (이하 엔씨)의 리니지 형제가 수년째 모바일 왕좌를 굳건히 지킨 배경에는 리니지를 즐기는 아저씨들을 통칭하는 일명 '린저씨'들이 있다. 엔씨의 모바일 자존심 '리니지2M'과 '리니지M'은 수개월째 서로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일 모바일 앱 순위 분석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리니지2M은 1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에서 5일 만에 다시 1위로 등극했다. 지난달 29일 진행한 리니지2M의 '크로니클 II 베오라의 유적' 업데이트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엔씨는 이번 업데이트에서 서버의 경계를 넘은 대규모 전장 '월드서버 던전'을 선보였다. 월드서버 던전은 같은 이름의 10개 서버에 속한 이용자들이 하나의 전장에서 만나 경쟁하는 콘텐츠다.

앞서 리니지2M은 지난달 26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위로 밀려났고, 대신 그동안 2위 자리를 유지해온 리니지M이 1위에 다시 올랐다. 지난해 12월부터 리니지2M이 구글 플레이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한지 약 5개월 만이다. 2017년 6월 출시된 리니지M은 구글 플레이에서 28개월 넘게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오며 모바일 게임의 황제로 군림한 바 있다.


리니지2M과 리니지M 간의 순위 역전에는 리니지M이 지난달 22일 '대마법사: 조우의 각성'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매출 효과와 리니지2M의 과금 체제에 불만을 갖은 린저씨들의 불매 운동이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게임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린저씨는 리니지를 즐기는 30~40대 이상의 남성 게임이용자를 지칭한다. 린저씨들이 여전히 리니지 형제의 흥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온라인에서 등장한 린저씨는 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게임 컨트롤보단 거액의 현금으로 아이템을 장만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아저씨를 통칭한다. 1998년 출시된 엔씨의 PC MMORPG '리니지'를 즐기던 10~20대 게임이용자들은 나이를 먹어 중년이 돼서 리니지 모바일 버전을 즐기고 있다.

린저씨의 위엄은 인터넷 검색창에 린저씨만 검색해도 다양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성공한 린저씨는 아이템 구매의 눈높이가 일반 게임이용자들과 확연히 다르다. 리니지M에 많이 투자한다는 월급쟁이의 경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쓰는 반면, 린저씨들은 최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린저씨들이 아이템 구매에 큰돈을 쓰는 만큼 게임업체 입장에선 'VIP'일 수밖에 없고, 결국 게임 과금 정책도 이들에게 맞춰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린저씨는 다른 모바일 게임의 유료 이용자들과는 결이 다르다"며 "PC 리니지때부터 이어진 이들의 문화를 다른 모바일 게임들이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규 기자 jk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