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1억원 대학에 기부한 93세 해녀 부금현 할머니

삼육대에 대학 발전기금 전달
17세부터 물질 81세까지 해녀로
평생동안 쉬지 않고 일해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80여명 후원
"빈 마음으로 세상을 떠나야겠다"

부금현 할머니 (제공=삼육대)

부금현 할머니 (제공=삼육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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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제주에 사는 부금현(93·사진) 할머니가 일평생 모은 재산 1억원을 삼육대학교에 기부했다.


삼육대는 부 할머니가 18일 김정숙 대외협력처장에게 "훌륭한 인재를 기르는데 써달라"며 대학 발전기금을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부 할머니는 17세부터 물질을 시작해 81세까지 60년 넘게 해녀로 일했다. 날씨가 나쁜 날에는 밭농사와 장사·품일 등을 하며 돈을 벌었다. 아끼고 아껴 모은 쌈짓돈은 어려운 형편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썼다. 자식이 없던 할머니는 평생 동안 80여명에 달하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후원했다. 삼육대 신학대학장을 지낸 고 한성보 교수와 오만규 전 교수도 대학시절 할머니에게 장학금을 받아 공부했으며 부 할머니를 어머니처럼 모셨다.


최근 부 할머니는 "빈 마음으로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토지를 정리해 조카들과 주변 어려운 이웃에 나눠줬다. 그 중 1억원은 교육 사업에 헌신하고 싶다는 뜻에 따라 삼육대에 기부한 것이다.


부 할머니는 "남을 도와주는 게 기쁘지, 나를 위해 쓰는 건 별로 기쁘지 않았다"면서 "큰 돈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훌륭한 인재를 기르는 데 기부금이 쓰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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