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시예정가] 13년 만에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최대폭 상승… 고가주택 인상 집중 여파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예정가격 상승률 14.75%
2007년 이후 최고치… 2017년부터 3년 연속 두자릿 수 상승 기록

정부가 'α값' 도입하는 등 고가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에 집중한 결과

자치구별로는 강남3구 · 양천구 순… 강남구 25.6% 올라

▲ 2020년 서울 자치구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제공=국토교통부)

▲ 2020년 서울 자치구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제공=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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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13년 만에 서울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최대 상승폭을 기록할 예정이다. 전국 상승률은 5%대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 정부가 고가주택의 현실화율 상승에 집중하면서 고가주택이 집중된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와 양천구의 공시가격이 크게 올라 서울 전반의 상승폭을 키웠다.


국토교통부는 19일 0시부터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1383만가구의 올해 1월1일 기준 공시예정가격을 공개하고 소유자 의견청취에 들어간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률은 14.75%로 나타났다. 지난해 14.01%에 비해 0.74%포인트 오른 수치로 2007년 28.4%를 기록한 이후 13년만에 최대치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인 5.99%보다 두 배 넘게 높은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공시가격 인상률을 보였다.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09년 금융위기 여파로 6.3% 하락세를 보인 후 이듬해 잠깐 반짝 상승세(6.9%)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2015년부터다. 이 해 2.4% 오른 후 2016년 6.2%, 2017년 8.12%로 점차 보폭을 넓히던 상승세는 2018년 10.19%에 이어 지난해 14.01%로 2년 연속 두자릿 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까지 포함해 3년 연속 두자릿 수 상승이다.


▲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방식 (제공=국토교통부)

▲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방식 (제공=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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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의 높은 상승률은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방침과 맞물린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통해 올해 공시가격 산정 과정에서 현실화율 제고를 위한 'α값' 도입을 예고했다. 9억원 이상~15억원 미만은 70%, 15억원 이상~30억원 미만은 75%, 30억원 이상은 80% 상한을 설정하고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α값을 추가해 현실화율을 제고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른 올해 공동주택 공시예정가격 상승률은 공시가격대 별로 올해 30억원 이상 27.39%, 15억원 이상~30억원 미만 26.18%, 12억원 이상~15억원 미만 17.27%, 9억원 이상~12억원 미만 15.2%,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8.52%,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8.52%,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3.93%, 3억원 미만 -1.90%로 금액대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국의 공시예정가격 30억원 이상 공동주택 6264가구 중 6243가구(99.7%), 15억원 이상~30억원 미만 8만7635가구 중 8만5880가구(98.0%), 12억원 이상~15억원 미만 9만1115가구 중 8만4613가구(92.9%) 등 고가주택이 서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주택 현실화에 집중한 결과 서울의 공시가격 인상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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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 별로 살펴본 양상 역시 비슷했다. 서울 내 공시가격 인상은 강남3구와 양천구 등 고가주택이 밀집한 자치구에 집중됐다. 강남구의 상승률은 무려 25.57%로 나타났다. 이어 서초구가 22.57%, 송파구가 18.45%로 강남3구가 1~3위를 기록했다. 양천구는 18.36%로 4위에 올랐다. 4개 구는 마찬가지로 전국 기초 지자체 중에서도 1~4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영마용성'으로 불리는 영등포구(16.81%), 마포구(12.31%), 용산구(14.51%), 성동구(16.25%)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국 평균 상승률인 5.99%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인 자치구는 강북구(4.10%)와 강서구(5.16%), 은평구(5.51%) 등 단 세 곳에 불과했다.


국토부는 이후 소유자 의견청취 및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달 29일 공시가를 최종 결정해 공시할 계획이다. 각 주택별 공시 예정가격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에서 19일 0시부터, 해당 공동주택이 소재한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1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열람가능하다.


의견이 있는 경우 다음달 8일까지 의견서를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나 시·군·구청 또는 한국감정원 등에 제출하면 된다. 이후 다음달 29일부터 5월29일까지 이의신청을 접수받아 6월 말 최종적으로 조정한 가격을 공시하게 된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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