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본격 상장 속도 내는 크래프톤…中사모펀드도 440억 베팅

배민·마켓컬리 투자한 中힐하우스캐피털, 크래프톤 구주 8만주 확보
올해 주관사 선정, 내년 상장 계획
中 모바일 매출도 분기 실적에 집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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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중국계 사모펀드 힐하우스캐피털이 1인칭사격(FPS)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에 440억원을 투자했다. 크래프톤 상장 후 '잭팟'을 노리고 지분을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몸값 끌어올리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힐하우스캐피털은 지난달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의 주식 8만주를 일부 주주로부터 주당 55만원에 사들였다. 전체 유통주식 797만주의 1% 규모다.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을 최소 4조4000억원으로 내다본 셈이다. 이는 게임사 중 4위, 코스피 상장기업 중 47위에 해당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새벽배송서비스 마켓컬리 등 국내 주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들에 두루 투자한 힐하우스캐피털이 크래프톤도 점찍은 것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3N' 만이 가능했던 매출 1조원을 2018년에 돌파하며 게임업계 빅4로 부상했다. 자회사 펍지가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가 출시 2년 만에 수출액 6억달러를 달성할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당시 기업가치는 5조원으로 평가되며 국내 몇 안되는 유니콘으로도 꼽혔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장 작업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 '올해 주관사 선정, 내년 상장'이라는 큰 계획을 잡은 상태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도 시작됐다. 그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내 매출을 이달 말 발표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 반영할 예정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야심차게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했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한한령(한류금지령)'으로 판호(수출허가)를 발급받지 못해 정식 유료 서비스를 할 수 없었다. 결국 지난해 5월 2대주주인 텐센트를 통해 유료결제 없이 시범서비스(OBT) 형태로 운영하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접었다. 이후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흡사한 '화평정영'이라는 모바일게임을 출시하고 운영했다. 크래프톤은 화평정영이 배틀그라운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텐센트와 중국 내 화평정영 수익 12.5%를 일종의 라이선스 비용으로 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실적을 반영할 경우 크래프톤의 실적은 급증하게 된다. 화평정영의 중국 내 연간 매출이 1조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라이선스 수익으로 영업이익은 1200억원이나 늘어난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46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현재 3조6000억원(비상장 거래주가 기준) 수준에서 9조원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상장 게임사들의 주가수익비율(PER) 30배를 적용할 경우 9조원 이상이 될 수 있으며, 보수적으로 평가해 PER 20배를 적용해도 최소 6조원에는 이를 것"이라며 "코스피 시장에 시총 3조원 이상으로 안착하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며, 이 경우 공적 기관 자금도 들어오고 결국 주가도 크게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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