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호텔]서울 시내 호텔 2배 늘었는데…중국인 관광객은 '깜깜'

서울 시내 호텔수 2012년比 2배로
메인 타깃 중국인 관광객수는 '제자리걸음'
작년 600만명 겨우 회복했지만
코로나19 직격탄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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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관광산업 피해가 막대한 가운데 서울 시내를 중심으로 밀집돼 있는 호텔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를 바라봤지만, 2012년 대비 호텔수는 2배 이상 늘어난 반면 메인 타깃인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3성급 비즈니스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예약률이 평년 대비 70% 줄면서 여권을 확인한 후 중국인 국적이나 중국 방문 고객들의 입장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며 "한 번 확진자가 왔다가면 영향을 받으니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해명했다. 실제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의 경우 신종코로나 확진자 방문 후 이달 2~5일 휴업하고 6일 재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에 2주 이내 중국 방문한 내외국인 출입 및 투숙 이용 전면 금지 중이다. 신라스테이 해운대도 지난달 28일부터 3일간 휴업 후 지난 2일 재개했다.

럭셔리호텔도 문제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레스토랑 및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운영을 3월 한 달 휴장하고 다른 레스토랑 등도 부분 축소 운영한다. 파라다이스시티는 부티크(상점) 및 레스토랑을 3월 한시적으로 단축 운영하기로 했다. 롯데호텔의 경우 30개 전체 계열 호텔이 총 5만실가량 취소되고 160여개 마이스(MICE) 컨퍼런스도 취소됐다. 롯데그룹 기조에 따라 원하는 직원은 무급휴가도 허가하고 있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리조트 일부 지점은 최장 13일간 임시 영업 축소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 호텔 과밀 현상이 업계 충격을 키운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인 관광객을 메인 타깃으로 한 서울 관광호텔들이 최근 5년새 수가 급증한 것과 비교해 중국인 관광객 수는 되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광숙박업 등록현황에 따르면 서울 시내 호텔은 2019년 9월 기준 450곳으로 5만8676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1년 전인 2018년 9월 당시(431곳·5만7347실)보다 1만객실 이상(1만1329개) 순증한 수치다. 2012년과 비교해서는 호텔수와 객실수가 3배, 2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국내 중국인 관광객수는 2014년 613만명에서 2017년 417만명, 2018년 479만명까지 줄었다가 2019년 602만명으로 600만명을 겨우 되찾았다. 2014~2019년 5년 기준으로는 -1.7% 역신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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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코로나19 이슈가 더해지면서 국내 기피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법무부에 따르면 외국인 입국자수는 3월 1일 기준 6920명으로 코로나 한달 전인 2월 1일(3만8059명) 대비 4분의1토막났다. 앞으로 국내 인바운드 여행 수요 감소 폭도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 감염증 확산이 지속되면서 K-콘텐츠 등 한국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증가 추세에 있던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호텔 공급과잉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다. 호텔업계에서는 2012년은 2016년까지 한시 시행된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이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015년 작성된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 '서울 호텔시장 동향 및 수급 전망' 보고서 역시 당해 객실 수요가 3만1900실인 데 반해 공급은 3만2300실에 달해 공급과잉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코로나 사태와 같은 환경을 극복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며 "가령 호텔산업 전반의 공유 숙박업이라는 개념적 접근을 경영전략 일환으로의 발상 전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4차 산업에서의 주된 내용인 '호텔산업 빅데이터 공동생산' 등이다. 그는 "국내에 유입되는 관광객 특성이 반영된 수요자 중심의 스마트 관광 전략을 고려해봐야 한다"면서 "호텔 가격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양보다는 콘텐츠 중심의 질적 성장과 국내외 문화 다양성에 기반한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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