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병(치매)을 유발시키는 단백질을 찾아 흡입하는 나노 구조체를 개발했다. 체내에 특정 유해물질을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구조체로, 향후 다양한 방면의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원은 2일 이준석 분자인식연구센터 박사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연구팀은 치매의 원인 물질을 흡입해 제거하는 방식을 통해 치매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연구를 시작해 결실을 맺었다. 치매의 주요 원인 단백질을 흡입할 수 있는 항체를 담을 수 있는 나노 구조체를 개발해, 실제로 이 단백질을 제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단백질은 응집해 신경세포를 사멸시키고 이로 인해 인지능력 저하 등 치매를 가속시킨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구조체는 이 단백질을 흡입해 비정상적 응집을 80% 이상 차단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같은 효과를 입증했으며, 향후 이 나노 구조체를 항-아밀로이드성 억제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준석 KIST 박사는 "나노 구조체를 이용해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에 대한 흡입을 통해 신경독성 물질의 응집저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응용 범위를 확장하면 체내 다양한 유해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나노청소기로써 질병 예방 및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 박사의 연구팀 외에도 박찬범 K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어드벤스드 펑셔널 매터리얼즈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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