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언팩]손에게 자유를 허한다 '갤럭시Z 플립'

갤럭시Z 플립, 체험해보니
바지 뒷 주머니 쏙 들어가는 크기
각도 고정 장점, 한 손 열긴 어려워
의외로 요긴한 외부 디스플레이

[샌프란시스코(미국)=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갤럭시Z 플립은 접었을 때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 바지 뒷주머니에도 여유있게 넣을 수 있는 컴팩트한 폴더블 폰이다. 넓게 펼치는 갤럭시폴드와 달리 갤럭시Z 플립은 작고 길게 펼치는 대신, 원하는 각도로 고정해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멀티 태스킹도 가능하다.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보기 위해 고정이 필요했던 번거로움을 덜어줘 접는 장점을 대폭 살렸다.

11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언팩 이벤트를 개최하고 '갤럭시Z플립'을 공개했다. 세로로 접어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휴대하기가 좋다. 다양한 각도로 고정되고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힌지 덕분에 사진이나 영상통화 할 때 '손의 자유'를 선사한다.

폴더블 폰이지만 접었다가 펼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노트북처럼 70도부터 180도까지 원하는 각도로 고정시킬 수 있다. 손을 멀리 뻗거나 삼각대를 쓰지 않아도 폰을 앉히듯 각도를 조절해 사진이나 영상 통화가 가능하다. 일명 '프리스탑(freestop)' 폴딩 기능이다. 영상통화나 사진을 찍을 때 화면을 두개로 나눠 쓸 수 있는 '플렉스 모드(Flex mode)'도 요긴하다. 상단에 영상 촬영 모습이나 사진 미리보기 화면이 뜨고 하단에서는 앱을 제어할 수 있다. 기본 카메라와 갤러리 앱에서 이용할 수 있고 향후 구글의 영상통화 앱 듀오, 유튜브, 스노우, B612 등에서도 이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갤럭시Z플립은 2개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고 화면비율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서 유튜브를 보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멀티 플레이도 가능하다.

갤럭시Z 플립은 두 손으로 열어야 한다. 힌지가 빡빡한 편이어서 기존의 폴더폰처럼 한 손으로 열고 닫기는 다소 어려웠다. 한 손으로 열고 닫으려면 고정해야하는 기능이 빠져야하는데 이 부분을 차별화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접었을 때 가로 73.6mm, 세로 87.4mm로 큰 정사각형 포스트잇보다 조금 더 크다. 두께는 약 17.3mm로 기존 스마트폰보다 두껍지만 무게는 183g으로 갤럭시S10+보다 가볍다.

폴더블 폰을 구입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디스플레이다. 갤럭시Z 플립의 디스플레이에는 '울트라 씬 글라스'가 적용됐는데 플라스틱 소재였던 갤럭시폴드보다 화면이 더 매끄럽다. 펼쳤을 때 화면비율이 22대 9로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이질감이 없었다. 화면을 보호하기 위해 베젤 부분을 플라스틱 소재로 감쌌고 화면 모서리마다 손톱 크기의 범퍼도 달려있다. 접었을 때 힌지 아래위에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 파이버 섬유가 장착되어있어 먼지나 이물질 유입을 막아준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접히는 부분의 힌지와 디스플레이 패널 내구성을 시험하기 위해 20만번 이상 접었다가 펼치는 테스트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1.1인치 커버 디스플레이는 의외의 복병이다. 시간이나 날짜, 배터리 상태 표시 뿐 아니라 셀피촬영, 음악재생도 가능하다. 기기 오른쪽에 볼륨 조절 버튼과 전원, 지문인식 버튼이 있는데 전원 버튼을 두번 누르면 셀카 모드로 바뀌면서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흐릿하게나마 촬영할 사진을 미리볼 수 있다. 왼쪽으로 커버 디스플레이를 쓸어넘기면 음악 재생이나 정지 설정을 바꿀 수 있고 접은 상태에서 통화를 수락하면 스피커폰으로 통화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오는 14일 글로벌 시장에 갤럭시Z 플립을 출시한다. 색상은 퍼플, 블랙, 골드 세가지다. 퍼플과 블랙 색상이 국내에서 먼저 출시되며 가격은 165만원이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