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트리플 렌즈에 5배 광학줌까지 스마트폰 카메라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디지털 카메라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월 100만대씩 출하되던 콤팩트형 디카는 이제 반 토막났고, 캐논ㆍ니콘 등 제조사들이 유튜브 광풍에 발맞춰 내세운 미러리스조차 시장 축소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4일 일본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2019년 디지털 카메라의 글로벌 출하량은 전년 대비 21.7% 줄어든 1521만대에 그쳤다. 올해 출하량 역시 1167만대로 23.3%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스마트폰에 광각, 초광각 렌즈가 탑재되면서 손 쉽게 고품질 사진을 찍게 되는 등 앞서 시장에서 종적을 감춘 MP3처럼 폰카가 기존의 디카시장을 대체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콤팩트 디카의 출하량은 674만대로 1년 전보다 22% 줄었고, 올해(480만대)는 500만대선까지 무너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디카는 이미지 센서 크기, 줌 배율 정도에서 우위가 있을 뿐 콤팩트 부문에서는 이미 스마트폰에 따라 잡혔다"며 "카메라 제조업체들도 대형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는 고급 미러리스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캐논을 비롯한 제조업체들은 최근 유튜브 등 1인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동영상 기반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고급 미러리스, 액션캠 등의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전체 출하량에서 미러리스는 26%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러리스조차도 출하규모(-4.4%)가 줄어들어 전체 시장 축소를 막아내진 못했다. 이는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져 일본 캐논이 최근 공개한 작년 12월 기준 연결 실적에서 영업이익 감소폭은 49.1%에 달했다. 소니 역시 4~12월 영업이익이 소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020을 전후로 삼성, 화웨이 등이 공개하는 신형 스마트폰에는 고급 카메라 기술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으로도 일반 B2C 시장에서 전통적 디카 강자들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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