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한국GM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가 한국 자동차 수출의 효자 차종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 생산과 수출에 돌입한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설계에서 생산ㆍ수출을 모두 맡은 국산차다. 트레일블레이저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GM은 물론 한국 자동차 수출까지 이끄는 구원 투수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국산 승용차 수출 순위에서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가 8704대 수출되며 8위로 진입했다. 이 같은 성적은 현대차 팰리세이드(8593대), 기아차 니로(8557대)보다 높은 순위다. 한국GM 부평 1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가 국내 출시에 앞서 지난해 12월 북미 수출을 먼저 시작하면서 국산 자동차의 새로운 수출 효자 차종으로 떠오른 것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8년 만에 배정 받은 국내 생산 신차다. 지난 2012년 수출을 시작한 소형 SUV 트랙스 이후 기존에 없던 신차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M의 소형 SUV 디자인과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한국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서 설계를 담당했으며 한국GM이 내수와 북미 수출 생산까지 모두 도맡아한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의 생산을 위해 지난해 7월 부평공장에 5000만달러(580억원)의 신규 투자를 집행, 생산 라인을 보강했다. 부평1공장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GX를 연 20만대 규모로 생산한다. 앙코르GX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일종의 이란성 쌍둥이 모델이다. 한국GM은 1공장 연 20만대 생산 목표 중 80% 이상을 수출 물량으로 잡고 있다.
내수 시장 초기 반응도 긍정적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 16일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이후 이틀만에 1000대 이상의 사전 계약을 달성했다. 이날(31일)은 부평공장에서 내수용 차량 양산 개시 기념식을 갖고 다음 주부터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차량 인도를 시작한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가 1공장에 투입되고 기존에 1공장에서 생산되던 트랙스 수출 물량이 2공장으로 넘어가면서 부평1ㆍ2공장의 가동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앞서 3년 연속 수출 차종 1위를 기록한 트랙스의 자리를 트레일블레이저가 넘겨 받아 차세대 수출 효자 차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기간(지난해 12월) 국산 승용차 차종별 수출 순위를 살펴보면 현대차 코나가 친환경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만5870대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현대차 투싼(2만2444대), 한국GM 트랙스(1만3468대), 현대차 아반떼(1만1015대), 기아차 모닝(1만870대) 순이었다. 수출 순위 10위 내 SUV 차종이 7종, 일반 승용차가 3종으로 SUV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추세다. SUV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국내 생산 자동차 수출금액은 전년보다 5.3% 증가한 430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단 수출 대수는 240만1383대로 전년대비 2% 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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