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 반도체 빛보나.. '2차원 자석'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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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차세대 전자 소자로 각광받고 있는 '2차원 자석'이 개발됐다. 이 자석은 향후 개발될 스핀 반도체의 정보 생성 등을 담당하는 물질로 활용될 수 있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상온에서 자성을 띠는 철-저마늄-다이텔루라이드(Fe4GeTe2)를 설계·합성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어 합성물을 수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층으로 떼어내 2차원 자석으로 만드는 것에도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2차원 자석'을 실제 만들어낸 것이다.

나노미터 두께의 2차원 수준의 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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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3개 물질을 합성해 2차 자석을 만들어냈다. 먼저 자성을 띄면서 전기가 통하는 철(Fe)의 특성을 주목해 스핀정보소자로 쓰일 수 있는 신물질 설계에 들어갔다. 원자의 층간 결합을 약하게 만드는 텔루륨(Te) 원자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전자구조 계산을 통해 1만1000개의 철기 반 후보물질의 안정성과 자성을 예측했다. 이중 2차원으로 떼어낼 수 있는 3개 후보 원자 중 저마늄과의 합성에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Fe4GeTe2는 안정적이면서도 활용도가 높은 물질이다. 이 물질은 0~10℃에서 강자성을 나타냈다. 기존 2차원 자석이 ?200~-50℃ 부근에서 자성을 나타낸다. 특히 이 물질은 열에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어 수 나노미터 두께 층으로 떼어냈을 때도 강자성이 그대로 유지됐다. 다른 2차원 물질과도 쉽게 결합할 수 있는 성질을 갖고 있다.

스핀 반도체에 핵심 기능으로 활용 가능
김덕영 중국 고압연구센터 선임연구원(공동 제1저자, 왼쪽부터), 김준성 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연구위원(공동 교신저자), 심지훈 포항공대 화학과 부교수, 최시영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부교수.

김덕영 중국 고압연구센터 선임연구원(공동 제1저자, 왼쪽부터), 김준성 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연구위원(공동 교신저자), 심지훈 포항공대 화학과 부교수, 최시영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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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 물질이 스핀 정보 소자의 핵심 기능을 가진 2차원 자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통 반도체는 전자의 성질 중 하나인 전하의 흐름을 조절해 정보를 처리한다. 전자는 전하 외에도 스핀이라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이를 정보 저장과 처리의 기본단위로 하는 소자를 스핀 정보소자라고 한다. 스핀은 전하보다 전력 손실이 낮으면서도 반응 속도가 빠르다. 특히 정보의 저장과 처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현재 과학계에서는 스핀 정보를 생성하고 전달하고 조절할 수 있는 2차원 물질을 연구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스핀 정보 '생성'에 필요한 강자성을 띠는 2차원 물질은 매우 드물게 발견되고 있다. 그마저도 전기가 흐르지 않거나 극저온에서만 자성이 발현돼 실제 반도체로 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인간의 한계 도전.. 신물질 설계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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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제1저자인 김덕영 연구원(중국고압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계산이 어려운 자성 물질 설계 및 합성에 성공했다. 특히 세 가지 원소로 이뤄진 삼원계 화합물 설계가 성공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라고 밝혔다. 통상 신물질 합성은 우연에 의해 성공한다. 무수한 시도 끝에 새로운 물질을 합성한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처럼 물질을 설계해 이에 맞는 물질을 만들어 응용단계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공동 교신저자인 김준성 연구위원은 "물질 설계와 합성, 소자 제작 및 측정을 아우르는 이번 연구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 연구진의 협업으로 가능했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자성이 더 강한 2차원 물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8일 새벽 4시(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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