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카페 '라운지엑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주문한 커피를 만들기 위해 핸드 드립용 주전자를 잡은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전자를 든 이는 사람이 아니다. 로봇 바리스타가 원두의 종류에 따라 물을 따르는 양과 방향, 속도가 달라야 하는 정교한 핸드 드립을 시작한 것이다. 박 장관이 감탄하고 있는 사이 로봇 바리스타는 일사불란하게 커피를 추출하는 작업을 마쳤고 이내 향긋한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3일 오전 개최된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새해 첫 간부회의 모습이다.
이날 중기부가 스마트상점 '라운지엑스'에서 간부회의를 연 것은 올해 '스마트 대한민국' 달성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서다. 라운지엑스는 로봇 바리스타와 무인 로봇 서빙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집약된 미래형 레스토랑으로,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육월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서빙하는 로봇기술은 2017년 중기부가 주관하는 'K-스타트업 그랜드챌린지' 대회에서 수상한 베어로보틱스가 제공했다. 로봇 바리스타와 로봇 서빙을 직접 체험한 박 장관은 "디지털경제로의 대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이동해야 한다. 중소기업을 위한 스마트공장, 소상공인을 위한 스마트상점,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선도하는 스마트서비스 등은 관성적 사고에서 벗어나 '관점의 이동' 없이는 성과를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장관은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 우리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소상공인들이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중기부가 스스로 좀 더 많이 변화하고 작은 것이 연결된 힘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야한다"며 2020년 중기부 정책 구상을 제시했다. ▲스마트공장의 확산ㆍ스마트서비스 도입ㆍ스마트상점 도입 ▲온라인 쇼핑 등 환경변화에 소상공인 대응역량 강화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 확산 등 포용 성장 박차 ▲규제자유특구 앞세운 과감한 규제 혁신 ▲K-유니콘 프로젝트 가동 통한 세계 벤처 4대 강국진입 등이다.
이 중 핵심은 중소기업,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소상공인 중심의 스마트 대한민국을 구현하기 위한 스마트공장의 확산, 스마트서비스 도입, 스마트상점 도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차정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 실장은 이를 위해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를 보급하고 데이터, 5G 및 인공진능(AI)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서비스를 도입해 사물인터넷(IoT), AI,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제품의 문제, 부품의 교체 시기 등을 사전에 알려주고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20개의 시범상점가에 스마트 오더, 스마트 미러, 스마트 맵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상점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날 박 장관과 중기부 실국장들은 IC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한 영업방식과 경영이 아니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스마트 대한민국의 핵심인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서비스의 현장도 순차적으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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