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해묵은 색깔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극우'라고 비판하자, 자유한국당은 '종북' 혹은 '극극좌'라고 역공을 펼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개최한 '문재인 정권 좌편향 교과서 긴급 진단' 정책간담회에서 "검정 고등학교 교과서 8종 모두 대한민국이 유엔이 인정한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라고 하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가 아니면 도대체 뭐가, 어디가 대한민국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말인가. 정말 잘못된 교과서"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란 표현에 대해서도 "나라를 세운 것이 아니라 정부를 수립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서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으로 표현을 하고 있다. 공화국 나라를 세웠다는 것이다. 국가 정통성을, 정부를 만든 대한민국이 아닌 건국을 한 북한에 있는 것처럼 그렇게 서술한 것"이라고 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도 "한반도의 정체성이 북한에 있다는 것이다. 바로 종북적인 시각으로 교과서를 만들었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극우 공안'으로 규정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극우 정당화의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브레이크가 파열된 자동차처럼 극우 정치의 외길로 치달아 왔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태극기 세력'과 결합해 국회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는 등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에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이 극우라면 대한민국 미래를 망치는 민주당은 '극극좌'"라며 "극극좌들은 지금 민주주의 대신 사회주의, 법치주의 대신 공수처가 지배하는 친문주의의 대한민국을 꿈꾸고 계시지 않은가"라고 반발했다.
그런가하면 정미경 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왜 멀쩡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바꿀까. 간첩 아예 잡지 못하도록 만들려고 그렇게 하는 게 아닐까"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색깔 논쟁은 표심마저도 양극단으로 치우치게 할 수 있고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정권이 급격한 속도로 북한과의 화해 정책을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여전히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색깔론적 발언들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라며 "정치적 수사의 성격이 있겠지만 이렇게 공방이 이뤄지면 표심도 극단적으로 몰릴 수 있으며, 한편으론 정치에 대한 피로감도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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