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0.74℃ 상승했습니다. 고작 1℃ 정도 오른 것이 무슨 큰 변화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100여년 간의 평균일뿐 입니다. 모두가 체험한 것처럼 최근 5년간의 기온 상승은 가파릅니다.
1℃의 변화는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감염병과 열관련 질병이 늘어나 가축들이 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동식물의 서식지가 점점 사라집니다. 그러면 곡물의 수획량도 줄어들지요. 해양에서도 산호초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산호초에 서식하는 치어가 줄면서 어획량이 감소하면 다른 관련 산업도 줄줄이 타격을 받게 됩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인간활동에 따른 온실가스로 최근 5년과 10년 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높게 기록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구 표면 평균기온은 2014년~2018년까지 1~5위를 싹쓸이 했습니다. 자연재해 발생빈도도 최근 5년간 가장 크게 늘었고, 피해규모도 더 커졌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WMO는 2019년은 역대 2~3번째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더 무더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지구는 따뜻한 별이 아닌, 뜨거운 별로 바뀐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어떨까요? 지난해 여름은 역대 최고 기온을 달성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국은 여름이 19일이 길어지고, 겨울은 18일 짧아졌다고 합니다. 뜨거운 여름왕국이 된 것이지요.
문제는 앞으로 더 뜨거워진다는데 있습니다. 국립기상과학원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등의 발표자료를 종합해보면, 지구 평균기온은 21세기 말인 2081~2100년에는 지금(1995~2014년)보다 1.9~5.2℃ 상승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한국의 한 여름 기온도 45℃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는 재해와 기온 상승, 가뭄 등 지구의 생태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인간의 경제활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그 중 하나가 노동력 감소입니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구온도가 상승하면 근로자의 열 노출이 증가되거나 열 관련 질병이 발생해 노동력 감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무시간이 '9:00-17:00(기준 근로시간)'일 경우 '3:00-11:00'로 옮겨야 한다고 합니다. 해뜨기 전 새벽부터 일해서 한 낮이 되기 전에 일을 마치고 쉬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근로시간을 옮기지 않으면, 오는 2090년 세계 평균 실외 노동력은 약 53%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총 근무시간 중 53%는 일하고, 47%는 쉬어야 노동력 손실 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2090년 실외 근로자는 세계 평균 6시간 정도는 근로시간을 이동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특히 태양 복사력이 높은 저위도 지방과 실외 근로자 비율이 높은 국가(중국, 남아공 등)에서는 반드시 근로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근무시간을 이동하면 세계 총 GDP 손실은 줄일 수 있지만, 이동하지 않으면 열 노출이 많은 업종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의 경우 GDP 손실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연구팀은 중동과 아프리카(MAF), 라틴아메리카 및 멕시코국가(LAM), 아시아 등 저위도 지역이 GDP 손실률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범국가적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책은 필수입니다. 기후변화를 초래한 벌로 80년 후의 인간들은 낮과 밤을 바꿔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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