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오랜 시간을 연구실에 머물면서도 주말 휴무나 공식적인 휴가일수 등이 명확하지 않은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30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문회의는 현장의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겪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모색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14일과 23일 현장의 의견수렴을 위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할 계획이다.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전일제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8일까지 20일간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1330명이 응답했다. 우선 처우와 관련해 응답자의 62%는 주중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연구실에 머물며 휴일 출근이 강제되는 경우(16%)나 공식적인 휴가가 없는 경우(29%)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조교활동, 연구과제 수행 등을 통해 월평균 '100만원 이상 125만원 미만'을 지원받는다고 응답한 경우(18%)가 가장 많았으나 응답자 분포는 월평균 '25만원 미만'(3%)부터 '300만원 이상'(1%)까지 매우 넓은 것으로 조사돼 학생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이공계 대학원생은 64%가 지도교수로부터 대체로 주 1회 이상 정기적인 지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거의 없다'고 응답한 대학원생도 10%였다. 지도교수로부터 필요한 연구지도를 충분히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1%,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6%였다. 연구시설 및 환경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응답(61%)이 많았으나, 대학원에서 수강한 수업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37%였고,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경우는 27%였다.
또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평균 1.5개의 연구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체로 본인의 졸업연구 주제와 관련이 있는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이공계 대학원생의 국내 학위과정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원 입학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현재의 학과·대학·연구실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37%였으며 유학(20%)이나 취업(20%)을 모색하겠다는 응답도 상당수 조사됐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11월 14일은 연세대에서, 23일은 카이스트에서 두 차례에 걸쳐 타운 홀 미팅을 개최한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이공계 대학원생은 우리의 미래 과학기술 역량을 좌우할 핵심 축이므로 뛰어난 연구자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잘 갖추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다음 달 개최되는 타운 홀 미팅이 학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가 함께 고민하며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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