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한국 대 스리랑카 경기에서 한국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남자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예선전은 녹화중계로 이르면 17일께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협조로 생중계가 어려워졌는데, 북한은 경기영상을 녹화한 DVD를 남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DVD는 선수단이 귀국하는 17일 국내로 반입될 예정이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축구 경기 전체 영상을 담은 DVD를 우리 측 대표단이 평양을 떠나기 전에 주겠다는 약속을 확보받았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15일 경기를 마친 뒤 16일 오후 5시 20분께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뒤 17일 새벽 0시 4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DVD가 반입되더라도 즉시 중계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영상이) 곧바로 방송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기술적 체크 시간이 필요하다"며 "(경기 시간이) 제법 지난 시점이지만 국민들이 영상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생중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와 축구협회는 현지 경기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국내에 전파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평양의 소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지 기술적 문제 등을 고려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북한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원본보기 아이콘경기가 열리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는 인터넷이 가능한 프레스센터가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중 찍은 사진 정도는 평양-서울 상황반을 통해 전송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전송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북측의 협조가 없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취재진 파견 또한 무산됐으나 프레스센터 이용이 가능한 것은, 대한축구협회 직원 2명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기자 지위'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축협 직원 2명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AD카드를 받아서 '기자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지 소식을 서울-평양 상황실을 통해 전하는 것도 이들이다.
인터넷이 되는 만큼, 메신저·SNS 등을 통해 메시지와 사진을 전송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로선 미지수다. 통일부 당국자는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여러 메신저를 시험해 봤으나 이용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경기장 인터넷은 환경이 다를 수 있으나 아직 미확인 상태다.
전화를 통한 실시간 상호연락은 어렵다. 북측에서 남쪽으로 직접 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서울에서 평양으로 호출을 못 하기에, 북에서 오는 연락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마저도 제3국(중국)을 경유해야만 한다.
경기 진행은 국제 관례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국가 연주, 국기 게양, 국명 호칭 등 관련 리허설을 했고 음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이용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북한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이례적으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전세기로 평양을 방문해 남북 대표팀의 이번 경기를 참관할 예정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2023년 여자월드컵'의 남북 공동개최를 국제사회에 제안한 바 있는 만큼, 이번 남북한 경기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여자월드컵 남북 공동개최안에 대해 한국 정부는 동의를 표명했지만 북한은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이 평양 원정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1990년 10월 22일 남북통일 축구 이후 29년 만이다. 경기는 15일 17시 30분 시작된다. 선수단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김일성경기장까지의 거리는 5.5km로 이동시간은 약 1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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