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경리단길'의 쇠퇴에 대해 핵심 콘텐츠의 이탈 등을 요인으로 꼽은 분석이 나왔다.
김태환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입지 및 물리적 환경 측면에서 낮은 경쟁력, 상권의 고유성을 형성했던 핵심 콘텐츠의 이탈과 노후화, 경쟁 상권의 등장이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집객시설, 교통 및 주차 인프라, 편리한 접근성과 쾌적한 보행 환경 등을 갖추지 못해 외부 여건 변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경쟁력의 요체는 음식이라는 콘텐츠와 이를 통해 얻게 되는 독특한 경험이었는데, 방문객이 늘어나며 경리단길만의 독특함이 사라지고 매출 감소, 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개성을 추구하던 음식점들의 이탈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경리단길과 유사한 분위기와 콘텐츠를 가진 새로운 핫플레이스들이 등장하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동하면서 방문객이 감소했다"면서 "망원동, 연남동, 성수동, 을지로, 익선동 등은 골목, 먹거리, 개성있는 분위기라는 공통점을 가진 상권"이라고 지적했다.
경리단길의 재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용산구는 차도와 보도 등을 정비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다시 찾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에 착수했으며, 서울시는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상생 협약 체결, 장기 안심 상가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경리단길에 있는 음식점과 카페 등의 상점을 방문하면 최대 50% 할인, 1+1 해택 등을 제공하는 ‘U+로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 연구위원은 "상권이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 개선을 통해 상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콘텐츠와 이슈를 꾸준히 발굴하여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맛집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의 이미지 외에도 예술·문화적 요소 등으로 경쟁력을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임대인, 임차인,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적 관계 유지 등 지역 사회 차원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경리단길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골목상권으로 전국적인 '○리단길'의 원조가 됐다. 2010년 110개 수준이던 음식점수는 2016년 289개까지 증가했으나 그 이후 쇠퇴의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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