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 실종 사건

자료=한국신용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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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정부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외치고는 있으나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 10~13% 금리 구간은 제1,2금융권 어디에서도 제대로 공급하고 있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6~17% 금리 구간을 중금리로 정의하고 있다.


30일 한국신용정보원의 ‘개인신용대출의 금리 구간별 현황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출 받은 지 1년이 안된 개인신용대출 중 금리 5% 이하 대출이 전체의 51.6%(금액 기준)를 차지했다. 중금리 대출에 속하는 6~17% 금리로 나간 대출은 37.3%로 집계됐다. 18% 이상 고금리 대출은 11%였다.

특히 10~13%대 금리 구간은 대출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해당 금리 구간의 대출상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금융업권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11%대, 12~13%대 금리 구간의 대출액 구성비는 각각 4.0%, 5.1%로 낮았다.


대출자 수를 살펴봐도 10~13%대 금리로 돈을 빌린 사람은 110만명인데 14~17%대로 대출한 186만명보다 적었다. 각 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신용 1~3등급은 5% 이하로 은행에서 대출 받았고, 카드사에선 1~3등급은 평균 12%로, 4~6등급은 10%후반대로 대출 받았다. 저축은행에선 4~7등급이 10%후반~20%대 금리로 돈을 빌렸다.


고신용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고, 중ㆍ저신용자는 고금리로 대출받는 ‘금리 단층’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 신용등급 별 인원은 1~3등급이 2360만명, 4~7등급 1860만명, 8~10등급 270만명으로 분포했다.


금리대별 대출 증가폭도 큰 차이를 보였다. 2017년에 비해 지난해 6~9%와 14~17% 대출 잔액은 각각 1.3배, 1.7배 성장했으나 10~13% 금리 잔액 증가폭은 5%에 그쳤다. 낮은 금리의 은행 신용대출과 중금리에 속하긴 하지만 금리가 높은 2금융권 대출만 늘었다는 얘기다.


최종원 신용정보원 선임조사역은 “중ㆍ고금리 대출 이용자가 신용도 개선을 통해 단계적으로 금리를 낮춰가고자 할 때 10~13%대 금리 구간이 ‘금리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신용평가체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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