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음란물 보안접속(htttps) 차단으로 인터넷 검열 논란을 촉발했던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국민정서에 부합하는 인터넷 규제 개선방안' 마련에 나섰다. '불법정보 차단'이라는 이슈와 '사생활과 통신의 자유' 사이의 간극을 해소해 현실적인 정책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8월부터 12월까지 이같은 주제의 인터넷 규제 개선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기간은 5개월이며 사업예산은 약 5300만원이다. 음란물이나 불법도박 등 불법정보 규제안을 정비하는데 여기서 특히 국민정서에 맞는 수준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방통위는 https를 활용한 해외 불법사이트 차단을 위해 SNI 차단 방식을 도입했다가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방통위는 몰카로 여성의 몸을 불법촬영하거나 성폭행 등 범죄행위 장면을 촬영해 이를 음란물로 유통하는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불법 촬영물 차단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다 큰 성인이 포르노를 보는 것도 정부가 통제를 하느냐'는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이 과정에서 불법 촬영뿐만 아니라 추후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인터넷 콘텐츠까지 차단할 수도 있다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이에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불법사이트 차단 과정에서 국민의 공감을 구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앞으로 인터넷 규제를 시행할 때는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적정 수준을 논의하는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방통위는 "(SNI 차단과 관련해)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수용해 공론화 협의체를 만드는 등 의견수렴을 해왔다"면서 "음란물이나 불법도박 등 망법상 불법정보 차단의 필요성이 증가함과 동시에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증진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증가하는데, (두가지 문제의) 간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현재 통용되고 있는 SNI 차단방식 외에 조금 더 완화된 규제체계가 나올 가능성도 상존한다.
방통위는 연구용역에서 ▲불법정보의 범위 ▲시정요구 제도의 개선점 ▲불법정보에 대한 규제수준과 규제체계 검토 ▲기술적 조치의 적절성 등을 검토해 새로운 방지 방안 도입과 공론화 방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결과를 토대로 불법정보에 대한 규제수준 등 인터넷 규제개선 방안을 손질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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