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천연가스, 메탄 때문에 청정에너지 지위 위협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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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에서 천연가스의 청정 이미지가 주요 성분인 메탄 가스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 및 가스 생산 과정에서 누출되거나 소각 등을 통해 고의로 배출되는 메탄가스량은 연간 6900만대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과 맞먹는 양이다. 메탄은 기후 변화에 끼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보다도 강력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엔 기구인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도 전세계에서 이같은 석유ㆍ천연가스 등에서의 생산 과정에서의 메탄 가스 배출량은 9400만대의 차량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량과 맞먹는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차량의 30%에 해당된다.


금전적 손실도 있다. 미국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의 2.3%는 연결관 등 장비에서 새거나 고의적으로 유출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매일 약 760만달러 어치에 해당된다. 또 지난해 미국에선 매일 약 450만달러 어치의 가스가 소각되면서 메탄가스를 분출하고 있다. 시장으로 옮기지 못하거나 비용 때문에 배에 선적하지도 못하는 가스들이 많기 때문이다. 소각되는 천연가스도 기후 변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에 따라 석유 및 가스 생산 회사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부 텍사스 소재 BP사는 매월 메탄 감지 장치가 설치된 드론을 띄어 배출량을 측정한다. BP사는 이를 통해 균열 여부 등 장비 고장을 확인하고 즉시 수리에 나선다. 대기업들은 작은 회사들보다 메탄에 대해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투자자들과 활동가들로부터 더 많은 압력에 직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셰일 채굴 업체들도 메탄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데본 에너지사는 지난 6월 메탄 배출량을 2018년 기준 0.32%에서 2025년까지 0.28%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 이를 위해 환경 점검과 탐지 기술 평가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WSJ에 "월가에서 환경을 돕고 사회적 책임 있는 투자에 초점을 맞춘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18년 이래 뉴멕시코와 텍사스에서 100건이 넘는 소비자 분쟁이 접수됐다. 주 감독관들은 이중 약 10%에 장비를 수리하거나 새로 설치해 메탄가스의 누출ㆍ유출을 막고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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