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블랙홀의 기원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중간질량 블랙홀을 확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는 우종학 교수 연구팀이 1400만 광년 떨어진 왜소은하 'NGC 4395' 중심의 블랙홀 질량을 연구한 결과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에 11일(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된다고 밝혔다.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블랙홀들은 태양보다 백만 배 이상 무거워 거대질량 블랙홀로 불리지만, 이번 연구는 그보다 100배 이상 가벼운 중간질량 블랙홀을 왜소은하 중심에서 찾아낸 것이다.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한 이번 연구결과는 우주 초기에 형성된 블랙홀 '씨앗'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로 평가 받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블랙홀의 기원은 태양의 수십 배 가량되는 '별블랙홀'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가벼운 씨앗' 시나리오와 거대한 가스 구름에서 시작됐다는 '무거운 씨앗' 시나리오가 경쟁하고 있다. 이번 연구로 확인된 왜소은하 중심의 중간질량 블랙홀은 만일 무거운 씨앗에서 기원했다면 거의 성장하지 않고 초기우주의 원시 블랙홀의 흔적을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번 연구는 빛의 메아리 효과를 이용한 방법으로 블랙홀 질량을 측정했다는 점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블랙홀에서 광속으로 80분 거리에 있는 가스에서 방출되는 빛이 지구에 80분 늦게 도착하는 메아리 효과를 측정해 블랙홀 질량을 도출한 것이다. 연구팀은 한국천문연구원이 국제 공동운영하고 있는 구경 8.1m 제미니 천문대와 한국천문연구원의 구경 1m 레몬산 천문대, 미시간 대학의 천문대를 비롯한 전세계 20 여개 천문대를 함께 사용해 2017년과 2018년 봄에 모니터링 캠페인을 벌였으며, 관측에 성공한 망원경의 자료들을 통해 빛의 메아리 효과를 측정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질량이 작은 왜소은하 NGC 4395의 중심에 중간질량 블랙홀의 후보로 여겨진 블랙홀을 관측해 메아리 효과를 80분으로 측정했으며 가스의 속도와 더불어 블랙홀 질량을 태양질량의 만 배로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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