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생가에서 기념식 열려...아기엄마 등 박근혜 퇴진 1인 시위 곳곳에서 벌어져 마찰
14일 오전 경북 구미히 박정희 99주년 추모행사장 앞에서 박근혜 퇴진 1인 시위자를 한 행사 참석자가 폭행하면서 피켓을 뺐고 있다. 사진 캡쳐=미디어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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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99주년 기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1인 시위를 하던 시민이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구미시 주최ㆍ㈔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주관으로 박 전 대통령 탄생 99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남유진 구미시장, 새누리당 백승주ㆍ장석춘 의원, 박사모 회원, 시민 등 700여명이 참여했다. 예전 행사에 2000여명 정도가 참석하던 것에 비하면 썰렁해진 행사였다. 행사 도중 주차장 입구에서 40대 여성이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다가 행사 참석자들로부터 머리를 얻어 맞고 피켓을 빼앗기는 등 다툼이 벌어졌다.
독립언론인 '미디어몽구'의 동영상을 보면, 이 여성은 마스크를 쓰고 흰색 바탕에 빨간 글씨로 '박근혜 퇴진'이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 중이었다. 그런데 60~70대로 보이는 참가자들이 다가와 "오늘이 기일인데 도대체 뭘 하는 거냐"는 등의 시비를 걸면서 피켓을 빼앗았다. 특히 한 60대로 보이는 남성은 이 여성의 머리를 후려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다른 한 60대 남성은 '***' 등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 이후 이 여성은 경찰의 제지로 피켓을 다시 되찾아 1인 시위를 계속했다. 이 여성은 현재 구미경찰서에 폭행에 가담한 사람들을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 구미본부 관계자 5명도 행사장 입구 쪽에서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시위를 하다 마찰을 빚었다. 또 이날 점심 때에는 아이를 업은 한 엄마가 '박근혜 퇴진, 구미 시민'이라는 자그마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다가 역시 행사 참가자들로부터 욕설 등 봉변을 당했다. 이에 자신을 보험회사 직원이라고 밝힌 20~30대 젊은 시민 몇몇이 주변에서 "안타까워서 그런다"며 지켜주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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