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잘 하려면 한자 교육 필수" 강조
미국 한국어마을 설립자 로스 킹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교수가 최근 한국에서 한자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생긴 점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미국 한국어마을 설립자 로스 킹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교수가 최근 한국에서 한자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생긴 점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유튜브채널 '어썸코리아' 캡처
30일 유튜브 채널 '어썸코리아'에 출연한 킹 교수는 "지난 20년 사이에 한자 교육이 한국어 교육장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밝혔다. 킹 교수는 "한국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이 무엇이냐 하면 언어 민족주의가 굉장히 강한 나라인데, 그 언어 민족주의가 사실 언어 민족주의가 아니라 문자 민족주의"라며 "즉, 한글에 대한 숭배, '한글 컬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글이 훌륭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한글을 강조하는 것이 좋지 않은 현상인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킹 교수는 한국에서 한자를 적대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 100년 동안 한자라는 문자 체계와 한문이라는 언어를 너무 타자화해서 이것이 우리 것이 아니라는 듯이 적대시하는 그런 경향도 너무 안 좋다"며 "진짜 한국어를 잘하려면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 좀 더 교양 있는 한국어 사용자가 되려면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방법과 전략에서도 킹 교수는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동안에 외국인이 한꺼번에 1000명 이상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그런 순간이 사실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준비도 하나도 안 되어 있다"라며 "자국어 보급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이것이 결국은 언어 정책(Language policy)이고 일종의 학술 분야다. 한국에서는 외국에서 외국인들이 하는 자국어 보급 정책에 대한 연구 결과를 안 보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킹 교수는 GNP(국민 총생산)를 기준으로 한국어 교육 전략을 달리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해당 나라의 GNP가 낮은 경우, 학습자들의 동기부여가 도구적"이라며 "우즈베키스탄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한국어를 배워 한국에서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서유럽이나 북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그런 도구적인 동기부여가 아니라 훨씬 더 감성적인 그리고 개인적이고 서정적인 그런 충동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라며 "그런 경우는 전략이 달라야 한다. 학습자들에게 다른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힘이 닿는 데까지 한자 교육 자료 제작, 해외 한국학을 위한 한문 교육, 1888년부터 40년 동안 한국에서 활동했던 캐나다 선교사 게일 목사가 남긴 한문 자료를 책으로 남기는 일 등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킹 교수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아시아학과 한국어 문학 교수다. 1983년 예일대에서 일본어-한국어로 언어학과 정치과학을 공부했으며 1986년과 1991년 하버드대에서 언어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1999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한국어마을 '숲속의 호수'를 설립한 이후 2014년까지 15년간 촌장으로 일하면서 한국어와 한글의 역사 연구, 한국 문화의 교육과 보급과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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