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에 임명된 하야시 요시마사는 유명 정치인 집안에서 태어난 금수저 정치인이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유학할 정도로 수재로 알려진 그는 야마구치현 출신으로, 지난해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와도 지역구가 겹친다. 그의 부친은 나카소네 내각에서 후생상을 지낸 하야시 요시로(중의원 11선)이고, 조부는 태평양전쟁 종전 후 결성된 일본진보당 소속 중의원 의원을 지냈다.
1995년 야마구치현에서 상원인 참의원 의원으로 정치 행보를 시작한 하야시는 후쿠다 내각에서 방위상, 아소 내각에서 경제재생정책상, 아베 내각에서 농림수산상과 문부과학상을 각각 역임했다. 기시다 내각에서는 2021년 11월부터 외무상으로 일하다 지난 9월 물러난 바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최측근이면서 차기 총리로 거론돼 기시다의 잠재적 경쟁자로도 평가된다. 실제 총리에 대한 야심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참의원 5선 경력이었던 그가 중의원으로 전향했는데, 당시 중의원 도전은 총리가 되겠다는 그의 야심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서 중의원은 총리가 되기 위한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야시는 지난해 야마구치현 중의원 선거구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와 차기 총선 선거구를 갖고 경쟁하는 불편한 관계에 놓이기도 했다. 특히 하야시 집안이 아버지 하야시 요시로 때부터 시모노세키 선거구를 놓고 아베 가문과 경쟁해왔던 터라 선거구 조정을 놓고 이들이 벌이는 경쟁에 일본 정계의 관심이 컸다. 여기에 다른 파벌 수장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도 하야시와 껄끄러운 편이다.
기시다 내각에서 2021년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외무상을 지내며 한일 관계 개선 논의에 직접 참여하긴 했지만 한국과의 관계도 좋은 편은 아니다. 그는 일본 우익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신도 정치연맹 국회의원 간담회'와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으로, 농림수산상으로 재직하던 2013년과 2014년 초롱(전등의 일종)을 봉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문부과학상으로 재직하던 2018년 3월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가르치도록 한 문부과학성의 고교학습 지도요령이 확정되며 한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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