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진실 공방…정의당 정면반박
"비공식적으로도 단일화 논의 없었다"
1980년대 인천 지역을 기반으로 노동 운동을 한 경험이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지난 대통령선거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날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젊은 시절 '인천의 동지'였지만, 지금은 정적(政敵)으로 관계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송영길 전 대표가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의 5주기를 앞두고 '노회찬이었다면 단일화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정의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이 '민주당 측에서 단일화 제안도 하지 않았다'며 단일화 뒷얘기까지 밝히면서 송 전 대표는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격이 됐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송 전 대표가 하셨던 이야기들에 대해, 그 당시 후보를 비롯한 선대위 관계자들한테 한 번 쭉 점검을 해 봤는데 그런 제안이 있었던 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서 "노회찬 형이 살아 계셨다면 지난 대선 때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를 하고 윤석열 검찰 독재를 막아내고 연립정부를 구성했을 텐데"라고 발언했다. 송 전 대표는 같은 날 저녁 MBC '뉴스하이킥'에서도 '심상정 당시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정의당 측의 단일화 거절에 돌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의당 측은 민주당의 단일화 제안이 비공식적으로도 아예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비공식적으로도 단일화 제안이 없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선 막판에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하고 단일화하기 직전까지 민주당에서도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상당히 공을 들였던 과정들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 다 나와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제가 대선 당시에 선거전략본부장도 맡고 있고, 선거공동선대위원장도 하고 있었다. 비공식적으로라도 우리 당에서 그런 논의가 있었던 바도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정의당은 애초 단일화를 상정하지 않고 대선을 치러냈고, 민주당 역시 정의당과의 단일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송 전 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정의당에 돌리려다 정치적인 되치기를 당한 셈이다.
정의당은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의혹을 가리기 위해 프레임을 전환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굉장히 의도 있는 발언이었다"며 "돈봉투 의혹으로 인해서 수사대상에 올라와 있고. 그런 과정에서 아마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레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자신이 살자고 여기저기 마구 그냥 찔러보는 식의 이야기들에 대해서 한편에서는 저는 굉장히 애잔한 마음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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