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2억~3억원 하락, 경착륙 우려 커져
"금리 인상기에 믿을 건 행정수도 이전"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행정수도 완성론'에 들썩이던 세종시 집값이 경착륙을 우려하게 됐다. 세종시 내 대장 동네로 꼽히는 새롬동은 물론이고, 어진동, 도담동 등에서 1년 전보다 2억~3억원 낮은 가격에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자연스러운 조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금리인상 시기 심리 위축 등으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어진동 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4층)는 이달 초 6억53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말 동일 면적 동일 층 매물이 9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만에 3억4000여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도담동에서는 중흥 그린카운티(13단지) 전용 59㎡가 올해 처음 3억원대에 거래됐다. 지난 2월 5억2000만원, 6월 4억9500만원에 거래되던 단지였다. 도램마을11단지(반도유보라) 전용 84㎡도 최근 실거래가가 5억원으로 지난 2월(7억9500만원)보다 3억원가량 떨어졌다.
'세종시의 강남'으로 불리는 새롬동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올해 초 7억5000만원 안팎으로 거래되던 새뜸마을1단지 전용 84㎡는 지난 1일 6억2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하락 폭은 더 커진다. 지난 여름에는 대개 8억2000만~8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새뜸마을3단지 전용 74㎡도 지난해 7월(8억1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낮은 5억9900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세종시는 2년 전만 해도 연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44.9%로 전국에서 나홀로 폭등장을 구가했다. 저금리에 대통령 집무실·국회의사당 이전 소문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훈풍은 오래 가지 않았다. 행정수도 이전이 지지부진하고 금리인상 등의 외부요인까지 더해지면서 집값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반등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6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법무부와 여성가족부를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새롬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종은 규제 지역이라는 점과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분양이 어려워진 상황을 고려할 때 행정수도 이전이 추진된다면 기축 아파트가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 투자하는 게 괜찮은지 묻는 전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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