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에서는 33번 타종 행사… 현충원 참배 후 국회로 이동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0시 용산 국방부 청사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대비 태세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공식 임기에 나섰다. 지난 3월 9일 20대 대선에서 승리한 윤 대통령은 이날을 기해 군 통수권 등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의 법적인 권한과 역할인 통치권을 공식적으로 넘겨받았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당일 0시에 합참의장에게 전화 보고를 받고 군 통수권을 이양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전화 보고를 받았지만 윤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지휘권을 행사한다는 의미와 함께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안보 불안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상황실을 찾았다.
◆보신각에선 타종 행사, 취임식은 국민과 함께= 같은 시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임기 개시를 알리는 타종 행사를 연다. 윤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지역과 성별, 계층을 대표하는 국민대표 20명이 새 대통령의 출발을 알리는 타종을 진행한다.
타종은 33번 이뤄진다. 조선 시대 33번의 타종으로 도성 8문을 열고 통행 개시를 알렸던 파루의 전통에 착안했다는 게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의 설명이다.
10일 아침 윤 대통령은 먼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한 뒤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로 이동한다. 오전 11시 국회 경내로 진입하면 윤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국회 본청 앞 무대까지 200m가량 걸어서 이동하며 취임식에 참석한 국민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취임준비위 관계자는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연단 아래에 도착하면 동서 화합의 의미로 대구와 광주 지역 어린이 2명이 윤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전달한다. 연단에는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씨가 국민희망대표로 뽑힌 20명과 손을 잡고 함께 오를 예정이다.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9일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장식이 걸려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된 집무실에서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인수위사진기자단
원본보기 아이콘◆직접 손 본 취임사… 자유과 공정 강조= 취임사는 20여분간 진행된다. 자유와 인권, 공정과 연대라는 기반 위에 재도약하는 대한민국을 통해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게 취임사의 골자다.
취임사 초안은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수석을 지낸 이각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와 이재호 전 동아일보 논설실장이 각각 취임사준비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아 작성 작업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 직전까지 직접 수정 작업에 참여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기조 속에서 자유와 공정, 연대를 기반으로 하는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따뜻하고 훈훈한 약자를 위한 나라, 어린이와 청년의 꿈이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자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국가로서 존경받는 나라가 되자는 시대정신도 반영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취임사에는 윤 당선인이 강조했던 지역 균형 발전과 국민통합의 중요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비롯해 대내외적 환경을 고려한 구체적인 경제 대책도 포함될 수 있다. 취임사는 전통문화 계승 차원에 한지에 서책 형식으로 보존된다.
1시간의 취임식이 끝나면 윤 대통령은 다시 국회 입구까지 걸어나간 뒤 서울 용산 집무실로 이동해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집무실에서는 취임식을 축하하는 외국 사절단과 접견을 진행한 뒤 오후 4시에는 국회로 다시 돌아와 로텐더홀에서 열리는 경축행사에 들른다. 이후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개최될 외빈초청 만찬으로 대통령 취임 첫날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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